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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리 동결하고 돈풀고…모두 몸 사릴때 역주행 하는 일본

김규식 기자

입력 : 
2022-10-28 17:37:01
수정 : 
2022-10-28 23: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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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리 큰폭 인상에도
日銀, 또 기준금리 동결
도쿄물가 40년來 최대
기록적 엔저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금융 완화를 유지하기로 했다. 엔저가 국제 원자재값 상승과 맞물리면서 도쿄의 10월 물가가 40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금융 완화 유지로 미·일 간 금리 차가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단기금리를 -0.1%로 유지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 완화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2.9%로 상향 조정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필요한 시점까지 금융 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추가적인 금융 완화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엔저에 대해 "최근의 엔저는 급속하고 일방적인 움직임"이라며 "우리 경제에도 마이너스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 들어 다섯 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렸고 추가 인상도 예상되고 있지만 일본은행이 금융 완화를 지속하면서 미·일 간 금리 차가 확대돼왔고, 이것이 엔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에 기록적 엔화 가치 약세가 더해져 물가 상승과 무역수지 악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수출 증대 등 긍정 효과보다 부정 효과가 더 크다는 '나쁜 엔저'에 대한 주장도 커졌다. 지난 9월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기 대비 3% 올라 소비세율 인상 효과가 있었던 때를 제외하면 31년1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도쿄 23구의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4% 올라 소비세율 인상의 영향을 받았던 때를 제외하면 40년4개월여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물가 상승과 엔화가치 하락에 대응해 마련한 종합경제대책 규모를 71조6000억엔(약 692조원)으로 확정했다. 여기에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기·가스료 지원 등 29조1000억엔가량의 추경예산이 포함됐다. 추경 상당 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할 전망이어서 일본의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21년 기준 263.1%에 달한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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