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기업

회장 취임직후 광주 간 이재용…"이례적" 평가 나오는 이유

최승진 기자

입력 : 
2022-10-28 17:14:02
수정 : 
2022-10-28 19:44:56

글자크기 설정

상생 강조한 `새로운 삼성`

"원자재값·최저임금 인상분
단가에 넣어야 中企도 혁신"

스마트공장 구축 도와주고
C랩 통해 스타트업 적극 육성

특허 개방 1900건 무상 양도
설비투자자금도 저금리 지원
사진설명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광주광역시의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한 것을 두고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후 첫 행보는 그 자체가 메시지"라는 말이 있는 만큼, 취임 후 첫 행선지는 고심해서 결정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협력회사부터 찾은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이날 이 회장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현장 직원들이 입는 작업복을 입고 협력회사 디케이의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디케이는 1993년 광주광역시에 설립된 가전제품 부품·정밀금형 개발 전문기업으로 1994년 냉장고용 철판 가공품을 납품하며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냉장고 철판 두께 축소, 김치냉장고용 메탈 김치통, 무풍에어컨 타공 기술 개발 등을 협업하며 함께 성장한 기업이다.

이 회장은 오랜 기간 '새로운 삼성'을 고민하며 경영철학을 가다듬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부 회의에서도 "상생은 비용이 아니라 성장전략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상생이 더 이상 시혜적인 것이 아닌, 삼성전자의 생존전략이자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강조한 것이다. 당시 이 회장은 "원자재 가격이나 최저임금이 상승하면 단가에 반영해줘야 중소기업이 혁신할 수 있고, 그 혁신이 미래 경쟁력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부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지난해 경기도 평택 파운드리라인 설비 반입식에서도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언급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산업 생태계 전체 경쟁력을 키우는 팀 플레이로 중소기업과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며 같이 성장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첫 행보를 통해 발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 회장의 '미래 동행'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상생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의 1차 협력사만 700여 곳에 달하고 협력회사 직원 수는 37만명, 거래 규모는 연간 31조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가 고용과 투자를 늘리면 협력회사들 또한 성장하면서 전체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상생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자금과 기술, 인재, 혁신 등의 측면에서 협력회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원하고 있다. 우선 협력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분과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고, 협력회사 거래대금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또 협력회사의 기술개발, 설비투자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상생펀드'를 조성했다. 아울러 협력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대학·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소개하는 '우수기술 설명회'를 열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미거래 중소기업에까지 개방해 올해 9월까지 1900여 건을 무상으로 양도했다.

삼성전자는 협력회사뿐 아니라 전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제공해 중소·중견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을 2015년부터 시작했다. 또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기술 지원과 투자 유치, 홍보를 지원하고 사업 협력도 모색하는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승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