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정치

욱일기 논란에도…해군, 7년만에 日관함식 참석

김성훈 기자

입력 : 
2022-10-27 19:48:03
수정 : 
2022-10-28 09:53:54

글자크기 설정

北 맞서 안보협력 강화에 무게
전투함 대신 군수지원함 파견
욱일기 경례논란 또 불거질듯
사진설명
2015년 열린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 [EPA = 연합뉴스]
정부가 다음달 6일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 해군 함정을 파견하기로 했다. 일본이 주최하는 관함식에 해군 함정이 참가하는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른바 '욱일기'를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일 관계 조기 개선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27일 국방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과거 일본 주관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이 두 차례 참가했던 사례와 국제관함식 관련 국제 관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국제관함식을 계기로 개최되는 다국 간 인도주의적 연합훈련과 30여 개국 해군참모총장이 참석하는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 참석은 우방국 해군과의 우호협력 증진은 물론 우리 해군이 주변국 및 국제사회와의 해양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지니는 안보상의 함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관함식에 전투함이 아닌 최신예 군수지원함인 '소양함'(1만1000t급)을 보내기로 했다. 소양함은 29일 진해항을 떠나 다음달 1일 일본 요코스카항에 입항한다. 이어 6일에는 도쿄 남쪽 사가미만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참가한 후 다국적 함정들과 7일까지 조난·화재 선박에 대한 연합 수색·구조훈련(SAREX·사렉스)을 실시한다. 이날 정부의 결정으로 이번 관함식 참가국은 모두 13개국으로 늘어났다.

'바다 위 열병식'인 관함식은 군 통수권자가 직접 바다에 나가 함대와 장병을 검열하는 해상사열 의식이며, 고위급 군사외교 무대로도 활용된다.

일본이 이번 관함식에 맞춰 여는 WPNS에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 중국, 호주 등의 해군참모총장이 참석한다.

앞서 일본은 WPNS 회원국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를 초청했다. 중국은 관함식에는 함정을 파견하지 않고 해군총장만 WPNS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WPNS에는 각국 군함들이 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맞닥뜨렸을 때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규칙 등을 보완하는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참가 결정으로 일본 해상자위대 깃발의 원형인 '욱일기'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관함식에 나서는 각국 함정들은 개최국 주빈이 탑승한 '좌승함(사열함)'을 향해 경례를 한다. 한국 해군 장병들이 일본 군국주의 침략의 상징으로 비난받는 '욱일기'와 비슷한 깃발이 걸린 함정에 경례를 하는 장면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 같은 부담을 의식해 일본으로부터 지난 1월 관함식 초정을 받고도 여태껏 고심하다가 막판에 참가를 결정했다.

한일은 2018년 한국 해군 주최 국제관함식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깃발 게양 여부를 놓고 갈등을 벌였다. 당시 일본은 갈등을 겪은 끝에 관함식에 불참했고 이듬해 자국 주최 관함식에 한국 해군을 초청하지 않았다.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