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0.3% 그쳐
민간소비·설비투자 `버팀목`
수출부진이 성장 발목잡아
내년 성장률 1%대 추락 우려
민간소비·설비투자 `버팀목`
수출부진이 성장 발목잡아
내년 성장률 1%대 추락 우려
반면 성장률 저하의 '주범'으로는 수출이 꼽힌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순수출 기여도는 -1.8%포인트로 나타났다. 민간소비(0.9%포인트)와 설비투자(0.4%포인트)가 견인한 성장률을 수출이 갉아먹은 것이다. 다만 전 분기 마이너스 성장(-3.1%) 쇼크에 따른 기저효과로 3분기 수출은 1.0% 증가했다. 운송장비와 서비스 수출이 호조를 나타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문제는 무역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49억5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0월까지 7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7개월 연속 적자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올해 누적 적자 규모는 338억43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교역 조건도 좋지 않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3.47을 기록해 지난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앞서 한은이 전망한 2.6%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4분기 성장률이 소폭 마이너스를 나타내더라도 전망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속에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년 연간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종화 한국경제학회장은 "수출 상황이 크게 좋지 않은 가운데 2%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률이 침체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도 쉽게 진정되지 않는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성장에 고물가 악재까지 겹친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단계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24일 열린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정책' 세미나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2023년을 기점으로 경기 불황 국면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채권 시장 유동성 공급을 풀기 위해 50조원을 투입한 상태인데 반대편(한은)에서 유동성을 급격히 줄이는 통화정책 방향을 잡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성현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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