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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마이너스 가까스로 피했다…한국 3분기 GDP 성장률 0.3%

임성현,류영욱 기자

임성현,류영욱 기자

입력 : 
2022-10-27 19:37:01
수정 : 
2022-10-27 19: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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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성장률 0.3% 그쳐

민간소비·설비투자 `버팀목`
수출부진이 성장 발목잡아
내년 성장률 1%대 추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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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올해 3분기 한국 경제는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3분기 연속으로 전기 대비 0%대 성장률에 머무른 것이다.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민간소비가 증가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늘면서 가까스로 역성장은 막았다. 하지만 경기 침체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고물가, 저성장에 포위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3%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0.2%)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코로나19가 덮쳤던 2020년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올해 들어 금리 인상 등 긴축 강화에 따라 다시 0%대로 추락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 0.1~0.2% 성장을 점친 것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치를 상회한 것은 소비와 투자 덕분이다.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늘면서 1.9%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늘면서 5.0% 증가했다.

반면 성장률 저하의 '주범'으로는 수출이 꼽힌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순수출 기여도는 -1.8%포인트로 나타났다. 민간소비(0.9%포인트)와 설비투자(0.4%포인트)가 견인한 성장률을 수출이 갉아먹은 것이다. 다만 전 분기 마이너스 성장(-3.1%) 쇼크에 따른 기저효과로 3분기 수출은 1.0% 증가했다. 운송장비와 서비스 수출이 호조를 나타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문제는 무역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49억5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0월까지 7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7개월 연속 적자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올해 누적 적자 규모는 338억43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교역 조건도 좋지 않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3.47을 기록해 지난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앞서 한은이 전망한 2.6%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4분기 성장률이 소폭 마이너스를 나타내더라도 전망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속에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년 연간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종화 한국경제학회장은 "수출 상황이 크게 좋지 않은 가운데 2%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률이 침체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도 쉽게 진정되지 않는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성장에 고물가 악재까지 겹친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단계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24일 열린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정책' 세미나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2023년을 기점으로 경기 불황 국면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채권 시장 유동성 공급을 풀기 위해 50조원을 투입한 상태인데 반대편(한은)에서 유동성을 급격히 줄이는 통화정책 방향을 잡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성현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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