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경제

하이닉스마저 실적쇼크…투자축소·감산 돌입

오찬종,이새하 기자

오찬종,이새하 기자

입력 : 
2022-10-26 18:01:31
수정 : 
2022-10-26 20:15:13

글자크기 설정

SK하이닉스 영업익 60% 급감
LGD는 7천억 영업손실

韓주력산업 실적 휘청
기업 체감경기 20개월만에 최악
◆ 한국 주력산업 위기 ◆

사진설명
글로벌 경기 위축 '한파'가 한국 주력 산업을 하나씩 덮치고 있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핵심 수출기업이 26일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엄습하면서 이들 기업은 투자 축소와 동시에 감산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 버금가는 투자 축소를 공개적으로 예고하면서 '비상경영'을 본격화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65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영업손실 7593억원이라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기의 3분기 영업이익도 311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1.8% 감소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대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추락한 것은 경기 침체 영향이 크다. 글로벌 수요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의 판매량이 줄어들고,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역사상 최저 수준이 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투자액(약 10조원대 후반)에 비해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2008~2009년 금융위기 수준에 버금가는 투자 축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올해 말 반도체 재고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을 늘리기 위한 투자는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반도체 업계는 극심한 침체기를 경험했다. 2007년 D램 시장이 1년 만에 3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6조8000억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1조9200억원의 막대한 적자를 내며 위기로 내몰렸고 결국 시설투자를 2007년 4조8400억원에서 2009년 1조원으로 줄였다. '치킨게임'을 지속하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독일 키몬다, 일본 엘피다의 파산 이후에야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LCD TV의 국내 생산 종료 계획을 앞당기고 중국 생산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BSI는 지난해 2월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오찬종 기자 / 이새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