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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日 한달새 10조엔 사들여도…엔저 방어 속수무책

신윤재 기자

입력 : 
2022-10-26 17:56:05
수정 : 
2022-10-27 09: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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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경고
"내년 달러당 170엔 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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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엔화 가치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한 달여 새 매입한 엔화가 10조엔(약 96조원) 규모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금융당국이 지난 21일 5조5000억엔가량의 엔화를 매입한 데 이어 24일에도 1조엔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의 엔화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지난 9월 22일 재무성이 공식적으로 밝힌 2조8382억엔 규모 매입액을 합치면 누계액은 9조엔을 훌쩍 넘어선다.

일본 당국은 이번 두 차례 개입과 관련해 실시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지난 21일 사상 최대 규모인 5조5000억엔 규모 엔화 매입에 이어 24일에도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이 25일 내놓은 당좌예금잔액 전망에서 '재정 등 요인'으로 인한 감소액을 토대로 24일 엔 매입 규모가 6900억~8900억엔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24일 이뤄진 환율 개입으로 엔·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4엔가량 떨어졌지만 미·일 간 금리 차 확대가 계속되는 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실제로 개입 직후 147엔대까지 떨어졌다가 26일 오후 2시 현재 148엔대 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달러당 150엔 또는 전날 대비 하락폭이 1%를 확실히 넘어설 때를 개입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야마구치 데쓰야 후지토미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일본 정부가 말하는 '과도하게 투기적인 변동'에는 기준이 있을 텐데 150엔이라는 수치보다는 하루 새 1.2% 이상의 변동폭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70엔대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1990년대 후반 재임 당시 능숙한 환율 관리로 '미스터 엔'이라고도 불렸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차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4월까지 임기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금융 완화를 지속할 거라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엔저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에는 170엔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당국이 환율 개입 여부를 공표하지 않고 소위 '복면 개입'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을 남겨 어느 시점에 실시했는지 시장이 모르게 하는 편이 정책 효과를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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