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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매경 인터뷰] "나이지리아 광물 개발, 韓투자 늘려달라…서로 `윈윈` 될 것"

한재범,박윤균 기자

입력 : 
2022-10-26 17:55:10
수정 : 
2022-10-27 09: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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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

전기차 배터리 원료 리튬 풍부
韓 공급망 다변화에 도움 될것

한국 원자력 기술에도 큰 관심
방한 기간에 원전 둘러볼 계획

전기·교통 등 인프라 확충나서
한국 건설사에 사업 기회 많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 위해 최선
현지 치안도 걱정할 수준 아냐

아프리카 백신제조 허브 지정
바이오 강국 韓과 손잡고싶어
사진설명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나이지리아는 한국이 필요로 하는 광물 자원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 리튬을 비롯한 자원·에너지 협력부터 바이오헬스 공조, 한국 원자력발전 기술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바랍니다." '아프리카 경제대국'인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1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국제 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지난 25일 매일경제신문과 서면으로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원유·천연가스 공급망이 마비된 상황에서 공급 부족을 완화하는 역할을 나이지리아가 할 수 있다"며 "리튬 등 광물 자원은 전기차 배터리 원료로 쓰이는 만큼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공급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바이오헬스 강국이 아니냐"며 "백신 공조를 통한 폭넓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부하리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첫 방한에 대한 소감은. ▷한국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 에너지·보건 등 양국 간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방한이 이뤄져 더욱 뜻깊다.

―4박5일 일정 동안 많은 한국 기업인·정치인과 만나고 있다.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가. ▷한국 기업들에 나이지리아와의 경제 협력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 이번 방한의 주목적이다. 나이지리아는 한국의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광물·원유 자원이 매우 풍부한 개발도상국이다. 한국의 투자와 기술로 나이지리아 자원을 개발한다면 서로 윈윈이 될 것이다. 또한 올해 안에 한국·나이지리아 제7차 공동위원회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개최할 것을 한국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향후 경제 협력과 무역 관계를 증진하는 차원에서 한국 정부의 긍정적 검토를 부탁한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나이지리아는 안전하고 개방적인 나라라는 점, 또 투자 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전 세계 공급망 대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나이지리아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나이지리아는 천연가스와 석유 매장량이 아프리카 1, 2위 수준이다. 지금과 같이 원유·천연가스 공급망이 마비된 상황에서 공급 부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우리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서 핵심 원료인 리튬을 비롯해 한국이 필요로 하는 광물을 많이 갖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이 여전히 손이 닿지 않은 채 묻혀 있으며 올바른 기술만 접목되면 친환경 기준에 맞출 수 있다. 나이지리아는 교역과 투자 유치를 통해 이러한 분야에서 현재와 미래 공급망에 핵심 역할을 하려고 한다. 우리는 사업 기회에 열려 있고 그 문은 닫히지 않을 것이다.

―전기·교통 등 인프라 확충은 나이지리아의 중요 과제 중 하나다. 한국 기업엔 어떤 기회가 있는가. ▷인프라도 한국 기업이 적극 진출하길 희망하는 분야다. 나이지리아에서도 한국 건설업체들에 기회가 많다고 믿는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원전 기술에 대해 여러 차례 홍보를 했는데, 원전 역시 우리가 관심이 있는 분야다. 이번 방한 때 한국의 원전 시설 방문도 희망한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 기업에 대한 장벽은 없다. 한국을 비롯한 모든 친구와의 협업을 환영한다.

―현지의 열악한 치안은 한국 기업들이 나이지리아 진출을 꺼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치안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다만 치안 수준이 해외 언론에서 종종 묘사되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은 장담할 수 있다.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 중 엄청난 수익을 얻은 기업이 적지 않으며, 그러한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 확언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해외 기업들이 사업하기에 수월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으며 그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이번 방문에서 한국 산업계 대표들을 만나 이러한 생각을 전달할 계획이다.

―25일 한국에서 개막한 '세계 바이오 서밋'에 참석했는데. ▷윤 대통령의 초대로 뜻깊은 자리에 참여하게 돼 감사하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 나이지리아 역시 예외가 아니다. 팬데믹 초기 나 역시 가장 친한 친구 한 명을 잃은 아픈 경험이 있다. 코로나19를 통해 나이지리아 보건 인프라의 취약성을 재확인한 셈이다. 지난 2월 나이지리아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지역 백신 제조 허브로 지정됐으며 이를 계기로 보건 분야 육성에 본격 뛰어들었다. 다만 혼자 힘으로는 어려우며 국제 사회의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아프리카의 코로나19 백신 대응 상황은 어떤가. ▷아프리카 대륙에 코로나19 백신 제조시설이 없어 유행 초기부터 감염에 취약한 상황이었다. 백신 보급률도 열악하다. 12억명의 아프리카 인구 중 백신 접종률은 아직 5%에 못 미치고 있다. 나이지리아 역시 백신 생산 시설 부족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은 잔여 백신을 폐기 처분하기도 하지만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내 국가들은 오히려 백신 부족에 허덕였다.

―나이지리아의 전염병 대응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아프리카 대륙의 개발도상국은 막대한 투자금을 투입해도 기술 부족으로 신속한 백신 개발이 어렵다. 그보다는 자체 생산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감염병·보건 분야에서는 한국과 어떤 협력을 기대하는가. ▷한국은 바이오헬스 강국 반열에 들어선 나라다. 최근 한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것은 이례적인 성취다. 단기간에 한국의 기술력을 따라가기에는 무리지만 백신 공조를 통한 협력은 가능할 것이다. 앞서 말한 백신 생산 설비 투자 역시 절실하다. 이를 시작으로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협력관계가 다른 산업 영역으로도 뻗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He is… △1942년 나이지리아 카치나 출생 △1962년 나이지리아국방대학(NDA) 졸업 △1963년 영국 몬스 사관학교 졸업 △1963년 육군 소위 임관 △1977~1978년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NNPC) 사장 △2015년 3월 대통령 당선 △2019년 2월 대통령 재선

[한재범 기자]

"아프리카 최대 경제대국·문화강국" 추켜세운 尹

韓·나이지리아 정상회담

수교 42년, 교류협력 확대 논의
보건·자원 분야 공조기반 다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을 만나 양국 간 교류 협력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나이지리아와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상생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모색하자는 차원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부하리 대통령과 '한국·나이지리아 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회담엔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문희 외교비서관, 김영채 주나이지리아 대사 등이 참석했다. 나이지리아 측에서도 온예마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실바 석유자원부 장관, 몬구노 안보실장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이 시작되자 "최근 나이지리아에서 10년 만에 기록적인 홍수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 우리 국민을 대표해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나이지리아는 우리나라와 수교한 이후 42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나이지리아 경제 규모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 가장 크며 동시에 영화도 가장 많이 만드는 문화 강국"이라고 추켜세웠다. 또 "나이지리아의 경제·문화적 역량이 양국 교류 협력에 더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하며, 우리 정부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들은 이날 회담에서 보건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가 석유와 천연가스, 리튬 등 천연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한 나이지리아와의 공조를 통해 자원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점도 양국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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