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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통` 수낵 총리 등판에 유럽시장 안도

한재범,진영태 기자

한재범,진영태 기자

입력 : 
2022-10-24 23:20:53
수정 : 
2022-10-24 23: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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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화·영국 국채 안정세
獨·佛 증시도 동반상승

英 고물가·에너지 위기 지속
재정지출 삭감 등 첩첩산중
차기 英총리 불확실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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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영국 총리 내정자가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선거캠페인 사무소를 나오며 환하게 웃고 있다. [AP = 연합뉴스]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대규모 감세안을 "동화 속 이야기"라고 비판하며 시장 친화적인 성향을 보인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장관이 차기 영국 총리에 오르면서 영국 경제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치가 급락했던 파운드화가 반등하면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지만, 에너지, 식료품 등의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주택담보대출 이자 급등, 우편·교육·의료 등 공공부문 파업이 이어지면서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임 트러스 총리 재임 중 정책 예측 가능성 약화, 영국 정부에 대한 시장 신뢰 훼손 및 차입 비용 증가에 따른 부채상환 능력 악화 등으로 인해 대외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경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영국 경제성장률이 0.3%로 4월 전망치(1.2%)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1%로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데다 에너지요금 급등, 주택담보대출 이자 급증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철도·우편·교육·의료 등 공공 부문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도 잇따르면서 공공서비스 운영도 원활치 않은 상태다.

당장 오는 31일에 예산안 발표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 영국인들이 증세와 지출 삭감의 고통을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할지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불안정한 정치환경도 극복 과제다. 브렉시트 결정 후 영국은 총리가 길어야 3년 버틸 정도로 리더십 교체가 잦았다. 과거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10년 이상 집권해 일관된 경제정책을 편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안보·에너지 위기도 해결해야 한다. 유럽에서 오는 가스 공급이 축소될 경우 겨울철 정전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장은 수낵 전 재무장관의 차기 총리 가능성을 반기고 있다.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수낵 전 장관의 차기 총리가 확정된 현지시간 오후 2시 0.03% 상승한 1.1305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지난 3월만 해도 1.3138달러대에 있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거듭되면서 4월부터 급락을 거듭했다. 트러스 전 총리가 부임하고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하자 지난 9월 26일에는 1.0689달러까지 밀렸다. 시장에서는 3000억파운드에 달하는 빚더미에 앉은 영국이 반시장적인 정책까지 펼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수낵 차기 총리는 증세를 통해 부채를 걷어내는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동화 속 이야기"를 떠나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증시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영국 FTSE는 24일 현지시간 오후 2시 기준 0.83%, 프랑스 CAC는 2.11%, 독일 DAX는 1.79% 오름세를 보였다. 시장 불안에 급등했던 영국 채권(2년물) 금리는 7.36%나 떨어지며 3.442%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영국 차기 총리는 지난 수개월간의 격변과 내분을 겪어온 만큼 정당을 통합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극심한 생계비 압박과 인플레이션, 보수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재범 기자 /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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