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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시진핑 독주에 시장 냉정했다…항셍지수 14년만에 최저

손일선,김덕식 기자

손일선,김덕식 기자

입력 : 
2022-10-24 17:54:06
수정 : 
2022-10-25 14: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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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셍지수 하루 6% 넘게 빠지며 14년만에 최저

시진핑 反시장주의 우려
테크주 10%씩 곤두박질

中 3분기 성장률 3.9%
◆ 中증시 요동 ◆
◆ 中증시 요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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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1인 독주 체제를 확립한 '시진핑 3기' 출범에 시장은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홍콩 항셍지수는 24일(현지시간) 개장하자마자 폭락하며 6.36%까지 추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시진핑 주석 '1인 천하' 시대가 오히려 중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이날 7.30% 폭락했다. 역대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직후 하락률로는 1994년 해당 지수 출범 이후 최악의 수치다.

상대적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도 이날 낙폭을 키우며 직전 거래일보다 각각 2.02%, 2.05% 급락했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주요 기술주들은 10% 안팎으로 곤두박질치며 '패닉 셀링'(공포 매도) 모습을 연출했다.

위안화값도 장중 한때 달러당 7.2633위안까지 떨어지며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른바 '시진핑 리스크'가 홍콩을 비롯한 중국 금융시장을 덮쳤다는 평가다. 지난 23일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공개된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전원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들로 채워지면서 권력 독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제 컨설팅 업체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는 권력이 집중될수록 최고위층의 지시에 따라 정책이 과도하게 집행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분배를 핵심으로 하는 '공동부유'가 시 주석의 핵심 경제사상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빅테크 등 대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제재가 확대되고 국진민퇴(국영기업 강화 및 민간기업 통제 강화)의 기조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장기 집권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관용 제로코로나 정책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리스크도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시 주석이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대만해협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중 충돌이 격화하면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3분기 GDP가 30조7627억위안(약 608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3.3%)와 로이터(3.4%)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다. 상하이 도시봉쇄 여파로 2분기에 0.4% 수준까지 추락했던 분기 성장률이 3분기 들어 상당 부분 회복된 것이다.

하지만 소비, 고용 등 세부 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당대회 기간 중 한 차례 연기됐던 3분기 성장률 발표가 시 주석의 3연임 확정 직후 나오면서 정치적 배경으로 인해 실제보다 다소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서울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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