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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으면…술 담배 소비 `역대 최대’

김정환 기자

입력 : 
2022-10-24 17:30:58
수정 : 
2022-10-24 20: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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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4조3769억원 소비
통계 작성 52년만에 최대

한경연 "韓 이미 불황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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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재무팀에서 일하는 이경민 씨(42·가명)는 최근 부쩍 담배를 많이 피운다. 이씨는 "최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고 경영진으로부터 받는 압박도 크다"며 "사무실 밖에서 조용히 담배를 피우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민의 술·담배 지출이 역대 최대치로 불어났다. 경제적 압박에 따른 스트레스가 가중된 점이 지출 증가에 직접적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회식 문화가 살아나며 다시 술을 마시는 풍조가 강해진 것도 한 원인으로 거론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가 술·담배 지출에 쓴 돈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4조3769억원으로 집계됐다. 1970년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지출액이 가장 많았다.

술·담배 지출은 2017년 4분기 4조2300억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4조원 안팎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코로나19 1차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 1분기 4조1000억원을 돌파하더니 점차 늘어 올해 역대 최대치로 불어났다. 문정숙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외 활동이 늘어난 데다 불황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이 겹쳤다"며 "서민들이 술·담배에 대한 '분노 소비'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날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정책' 세미나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고 한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 단계"라고 분석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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