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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다가오자 또 배추 77% 폭등...물가공포 다시 붙붙는다

임성현,류영욱 기자

임성현,류영욱 기자

임성현,류영욱 기자

입력 : 
2022-10-21 17:32:20
수정 : 
2022-10-21 22: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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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물가 한달만에 반등

고금리·원화값 추락 여파에
공공요금까지 오르며 3중고

배추 77%·무 34% 급등하며
소비자물가 상승압력 거셀듯

물가 정점론 흔들리고 있지만
"11~12월엔 꺾일 것" 전망도
사진설명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생산자물가가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물가 정점론'이 흔들리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유가와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값 추락으로 가뜩이나 물가상승 압력이 거센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까지 '3중고'가 덮치면서 고물가 공포는 다시 확산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6으로 8월보다 0.2% 올랐다. 지난 8월에는 전월 대비 0.4% 하락을 기록하며 2020년 10월(-0.4%) 이후 1년10개월 만에 하락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복귀한 것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8% 오르며 22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적자에 시달리는 공기업들이 잇달아 요금 인상에 나서면서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9월 산업용 가스요금(11.2%) 등이 크게 오르면서 도시가스 요금이 전달보다 6.3% 상승했다. 주택용 전기요금도 17.7% 올랐다.

공산품은 고환율, 농림수산품은 태풍 피해 영향으로 줄줄이 가격이 상승했다. 축산물(-3.0%)은 내렸지만 농산물(2.2%)과 수산물(0.1%)이 오르며 전달보다 전체적으로 0.1% 상승했다. 특히 태풍 피해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한 달 새 배추 가격이 76.8%나 오르면서 '금추'로 불릴 정도였다. 무(33.5%), 조기(14.9%) 등도 줄줄이 가격이 급등했다.

공산품은 전달에 비해 가격이 0.1% 올랐다. 유가 하락으로 휘발유(-6.7%), 벙커C유(-13.3%) 등은 하락했지만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서 라면(7.8%), 접착테이프(7.4%) 등은 올랐다.

반면 서비스물가는 전달에 비해 0.2% 하락했다. 국제항공 여객과 호텔요금이 성수기가 지나면서 각각 11.4%, 10.7% 내렸다. 운송서비스가 0.9% 하락했고, 금융 및 보험서비스도 1.3% 떨어졌다. 이처럼 상승 전환한 생산자물가는 통상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1.6%까지 확대됐다가 5월(0.7%)부터 상승 폭이 꺾인 뒤 매달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9월 들어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지난 7월(6.3%) 올해 들어 최고치를 찍은 뒤 8월(5.7%), 9월(5.6%) 잇달아 하락하며 '물가 피크아웃' 기대감을 키웠던 소비자물가 역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우려된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공공요금 추가 인상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10월에도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이 큰 폭으로 올랐다. 주택용(15.9%)을 비롯해 음식점·구내식당·이미용실·숙박시설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은 16.4%, 목욕탕·쓰레기소각장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은 17.4% 요금이 인상됐다. 전기요금 정상화를 선언한 산업통상자원부는 물가 압박에도 지속적인 요금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물가 정점론을 둘러싼 전문가들 전망은 엇갈린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조사팀장은 "달러당 원화값이 다시 떨어지는 추세이고 미국의 추가 자이언트 스텝이 예상되기 때문에 환율 부담으로 물가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이 6개월~1년 시차를 두고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경기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물가도 11~12월에는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9월 1% 올랐다. 국내공급물가지수 역시 2020년 11월(-0.2%) 이후 처음으로 지난 8월(-1.1%) 하락세를 보였지만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원재료(2.5%)와 중간재(0.9%), 최종재(0.7%)가 모두 상승한 영향이다. 국내 출하에 수출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8월(-0.7%) 내림세를 기록했다가 9월(0.8%)에는 다시 올랐다.

[임성현 기자 / 류영욱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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