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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달러당 150엔 붕괴…아시아 환란 데자뷔

김덕식 기자

입력 : 
2022-10-20 18:04:00
수정 : 
2022-10-20 23: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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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화가치 32년만에 최저
킹달러에 中 위안화도 급락
일본 엔화값의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대가 20일 무너졌다. 달러당 150엔 붕괴는 버블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위안화마저 동반 추락하며 1997년과 유사한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40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값은 장중 달러당 150.08엔까지 떨어지며 32년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일본은행은 이날 달러당 150엔 붕괴를 막기 위해 긴급 채권 매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10~20년물 국채 1000억엔, 5~10년물 국채 1000억엔의 매입 방침을 밝혔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극단적인 엔화의 움직임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중국 역내 위안화값도 이날 장중 달러당 7.2484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역외 시장에서도 위안화값은 7.2790위안까지 추락하면서 역외 위안화 거래가 시작된 2010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에 거래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공식화할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코로나19 확산과 중국 경기 침체 우려 고조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스티븐 이니스 SPI애셋매니지먼트 파트너는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약세는 언제나 우려스러운 전조"라고 말했다. 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지자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됐으나 위안화를 방어하기 위해 동결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안화와 엔화 동반 추락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미국과 달리 중국, 일본이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9일(현지시간) 2007년 이후 최고치인 4.56%까지 치솟았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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