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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독] J한방병원 해마다 車보험서 1000억씩 받아

김보담,박나은 기자

김보담,박나은 기자

입력 : 
2022-10-20 18:00:09
수정 : 
2022-10-20 21: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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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만 21곳 대형 프랜차이즈
전체 한방치료비의 12% 차지

경상인데 4명 중 1명꼴 MRI
약침·추나 처방 월등히 높아

병원 "과잉진료 있을수 없어"
◆ 줄줄 새는 車보험금 ◆
지난해 3월 운전 중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직장인 권 모씨(28)는 피해자와 법적 다툼까지 벌였다. 정차 중이던 앞차를 살짝 치면서 일어난 경미한 교통사고였음에도 피해자가 300만원이 넘는 진료비와 합의금 150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괘씸했던 그는 보험 처리를 포기하고 민형사 소송을 벌였다. 권씨는 고액의 진료비와 합의금의 원인이 'J한방병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가 다쳐 한방병원을 다닌다고 하면서 격한 레포츠를 즐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황당했다"며 "일부러 진료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J한방병원에서 과잉 진료를 받고 높은 합의금을 요구한 것 같았다"고 했다. 권씨는 올해 9월 민형사 재판에서 모두 승소했다.

2021년 4대 보험사에서 지급한 자동차보험금 중 1000억원 이상이 특정 한방병원 진료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한방병원은 전국에 21개 지점을 운영하는 대형 프랜차이즈다. 이 병원을 비롯해 일부 대형 한방병원이 양방보다 상대적으로 미흡한 자동차보험의 진료 수가 기준을 악용해 자동차보험금을 독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손해보험업계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4대 주요 자동차보험사 양방·한방 치료비' 자료를 보면 작년 4대 보험사(삼성·현대·KB·DB)가 자동차보험 한방치료비로 지급한 내역 중 J한방병원에 준 금액은 1090억7625만원으로, 전체 한방치료비에서 12%를 차지한다. 이 한방병원은 2020년에 1080억원, 2019년에는 920억원을 차보험에서 받았다.

실제로 이 병원은 '보험금을 톡톡히 받아주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1월 접촉사고를 당한 김 모씨(27)는 이곳에 일주일간 입원한 뒤 통원치료까지 받았다. 김씨는 "가해자 과실이었기 때문에 치료비 500만원은 전액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됐다"고 말했다. 평균 진료비도 높은 편이다. 이 병원의 2019년 평균 진료비는 82만5000원으로 양방 진료비(32만2000원)나 전체 한방 진료비(76만4000원)보다 비싸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이 병원은 양방 협진센터를 갖추고 있는데, 경상환자에게도 4명 중 1명꼴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찍도록 했고, 약침과 추나요법을 처방한 비중도 월등히 높았다.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대상 MRI 시행률은 양·한방 전체에서 6.2%였는데, J한방병원은 25.4%로 4배 더 높았다. 또 이 병원은 대다수 환자(93%)에게 약침을 놓았는데, 이는 전체 한방 의료기관 시행률에 비해 23.1% 높은 수치다. 자동차 경상환자 중 추나요법을 받은 사례도 85.9%(동급 한방병원 시행률 54.5%)나 됐다.

이에 대해 J한방병원 관계자는 "전국 수백 곳의 한방병원 중 한방척추 전문병원은 단 10곳뿐이고 그중 9곳을 운영하고 있어 환자들 신뢰가 높다"면서 "사회적 관심이 많은 교통사고 환자에 대해 국토교통부 기준을 엄수해 진료하고 있으며 비급여 진료 항목도 세부 수가 기준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철저한 심사를 받고 있다. 과잉 진료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보담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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