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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독] 한은에 SOS…"증권사 대출 재가동해달라"

임성현,원호섭 기자

임성현,원호섭 기자

입력 : 
2022-10-20 17:58:28
수정 : 
2022-10-20 23: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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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철 금투협 회장 요청
◆ 자금시장 비상대책 ◆
◆ 채권시장 대혼란 ◆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로 자금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금융투자업계가 한국은행에 긴급 지원을 직접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유동성이 급속하게 경색됨에 따라 업계는 2년여 전 코로나19 위기 때 한은이 증권사 등에 회사채를 담보로 자금을 대출해줬던 '금융안정특별대출'을 다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지난 18일 면담을 진행했다. 이는 나 회장 요청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 회장은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레고랜드 사태가 불을 지피며 자금경색이 왔다"며 "금융안정특별대출 제도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이 총재에게) 건의했다"고 밝혔다.

금투협 요청에 대해 이 총재는 정부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일단 한은 내부에서는 정부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들어보는 자리였다"며 "코로나19 상황과는 다르기 때문에 채권안정펀드 등 미시적 조치로 먼저 대응한 뒤 검토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금리 인하와 함께 시장에 자금을 쏟아붓던 코로나19 상황과 달리 현재는 정부·통화당국이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펴는 상태로 자칫 '엇갈린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금시장이 마비됐던 2020년 4월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 긴급대출 프로그램인 금융안정특별대출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3개월간 총 10조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증권사 등이 신용등급 AA- 이상인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맡기면 최장 6개월간 대출해주는 방식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한은은 비우량 회사채나 기업어음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10조원 규모로 비금융기관인 SPV에 대출을 해주는 초유의 지원책도 꺼냈다.

[임성현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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