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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RA 파도` 밀려오지만…이창양 "K배터리엔 오히려 기회"

송광섭 기자

입력 : 
2022-10-19 17:46:46
수정 : 
2022-10-20 00: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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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

中배터리, 보조금 대상서 제외
美서 韓점유율 높이는데 도움

내년 경제 올해보다 더 비관적
반도체·철강 수요감소 직격탄

최대 악재로 에너지 위기 꼽아
원전 비중 늘리고 전력 효율화
◆ 美IRA 손익 분석 ◆

사진설명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8일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월례 모임에서 강연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배터리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미국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그룹 사옥에서 열린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에 강연자로 나서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이 올 들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에 IRA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을 비롯한 중국산 배터리와 여기에 들어가는 광물·부품이 미국 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한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를 계기로 코로나19 확산, 중국 봉쇄 조치 등과 맞물려 추진돼온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공급망 다변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며 국내 자동차 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IRA에 대해선 "북미 내 최종 조립 요건 등으로 한국산 자동차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우려가 많다"면서도 "미국에 투자를 안 한 일부 업체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측면이 있지만, 현지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등 IRA에 따른 반사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 산업은 올 하반기에 세계 수요 감소와 재고 누적 등으로 수출이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강·석유화학 산업도 세계 수요 감소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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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주요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며 "내년은 올해보다 더 비관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여건을 고려해 이 장관은 "자동차·철강 등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고 전기차·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 산업정책의 핵심 키워드로는 △민간 투자 활성화 △혁신시스템 고도화 △산업생태계 단위 경쟁력 강화 △산업의 대전환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이 장관은 에너지 위기를 가장 큰 악재로 꼽았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있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무역수지 적자로 나타났다"며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고, 일본·독일 등 에너지 수입이 많은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향후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해선 "원자력 발전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에 대비해 석탄 발전을 급진적으로 감축하지 않고 필요한 범위 내에서 줄이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전기 절약' 등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강화하고 전기요금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의 통상 정책과 관련해선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국부 창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IRA 일부 조항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미·중 패권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질의에 대해서는 "미·중 패권 경쟁은 한국에 유불리 측면이 모두 있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대상으로 공급망이 교란될 가능성이 있는 점은 불리하지만, 미국 시장을 활용하고 미 우량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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