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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8일 밤 250발, 다음날 낮 100발…시진핑 신경 안쓴 김정은

김성훈 기자

입력 : 
2022-10-19 17:45:53
수정 : 
2022-10-20 07: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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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나흘만에 다시 무력시위

18일밤 250발, 19일낮 100발
해상완충구역에 포탄 퍼부어

주한미군 철원서 실시중인
다연장로켓 훈련 트집잡기
미사일 발사 대신 포병 사격
中 의식해 수위조절한 듯

美, 전략폭격기 전개하며 대응
사진설명
국군 제7기동군단 11기동사단과 한미연합사단 예하 미군 11공병대대 장병들이 19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 일대에서 한미연합 도하훈련을 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기간임에도 북한이 지난 18일 늦은 밤과 19일 낮 시간대에 걸쳐 동·서해안에서 또다시 포병사격을 강행하며 9·19 군사합의를 걷어찼다. 19일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낮 12시 30분께부터 북한이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발사한 100여 발의 포병사격을 관측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전날 오후 10시쯤에는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이어 오후 11시쯤에는 북측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 발의 포병사격을 실시했다. 미국은 이날 새벽 B-1B 전략폭격기를 미국령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전개하며 대응했다.

합참은 북측이 이틀 동안 쏜 포탄의 동·서해상 낙탄 지점이 북방한계선(NLL) 북방의 9·19 군사합의상 해상완충구역 안쪽이라고 밝혔다. 한국 영해에서 관측된 낙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날도 북측에 여러 차례 경고통신을 날려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번에도 동·서해상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에 대한 책임을 한미에 떠넘겼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19일 새벽 내놓은 대변인 발표에서 "적들은 18일 9시 55분부터 17시 22분까지 남측 강원도 철원군 전연(전방) 일대에서 수십 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중대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18일 밤 아군 동부 및 서부 전선 부대들이 강력한 군사적 대응 조치로서 동·서해상으로 위협 경고 사격을 진행하도록 했다"고 강변했다. 북측은 한국군이 지난 17일 시작한 연례적 호국훈련도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헐뜯었다.

북한은 19일 낮 다시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오전 8시 27분께부터 9시 40분 사이에 적(한미)들이 또다시 10여 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하고, 재차 동·서해상으로 경고사격을 진행하라는 총참모부의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이는 현재 주한미군이 철원 일대에서 9·19 군사합의를 준수하며 실시 중인 다연장로켓(MLRS) 사격훈련을 두고 트집을 잡겠다는 이야기다. 철원군청 웹사이트에 올라온 훈련 공지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이 지역에서 21일까지 매일 MLRS 사격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북측 움직임을 살펴보면 행동으로는 9·19 군사합의를 어기면서도 '위반 수위'는 조절하고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북측이 최근 발사한 포탄들은 동·서해상 해상완충구역 중간 수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도 포탄이 완충구역 남측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나름대로 고려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사일이 아닌 포병사격 등 저강도 도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중국을 의식한 행동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측이 탄도미사일 발사가 아닌 포병사격 정도는 (북중 관계에서) 에티켓을 어기는 행위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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