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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기 많이 먹는다고…한국산 8K TV 유럽서 판매중단 위기

오찬종 기자

입력 : 
2022-10-18 17:59:33
수정 : 
2022-10-19 00: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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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내년 3월부터
친환경 규제 강화 `수입장벽`

삼성·LG 제품 기준미달
프리미엄 시장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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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기 침체에 따라 판매 부진에 빠져든 국내 TV 업계가 또 다른 시련에 직면했다. 프리미엄급인 '8K TV'와 '마이크로LED TV'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유럽에서 내년 3월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의 판매가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유럽이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삼성·LG전자가 당장 기준을 맞추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전쟁에 숨죽였던 국내 가전업체들이 이번엔 유럽의 '친환경 장벽'에 부딪히게 됐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내년 3월 1일부터 강화된 TV 에너지 효율 기준을 적용한다. 8K와 마이크로LED TV의 경우 에너지효율지수(EEI) 0.9 이하를 충족하지 못하면 판매가 원천적으로 막히게 된다. 현재 삼성과 LG의 8K TV와 마이크로LED TV의 전체 제품군이 해당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유럽의 에너지효율 기준은 4K TV까지만 적용됐다. 하지만 EU는 최근 이를 전면적으로 확대해 내년부터 8K와 마이크로LED 제품에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업계는 이 같은 일방적인 규제 강화에 항의했지만 EU 측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강화된 기준을 국내 에너지 측정에 맞춰 적용해보면 EEI 0.9 이하가 되기 위해선 75인치 8K TV의 시간당 에너지 소비량이 141와트(W) 이하가 돼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75인치 8K TV의 시간당 에너지 소비량은 303W에 달한다. LG전자의 동급 제품도 시간당 219W 수준이라 삼성과 마찬가지로 판매가 불가능해진다. 2500만개 이상의 발광다이오드(LED)를 각각 발광시키는 마이크로LED TV는 8K TV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훨씬 많다.

유럽은 프리미엄 TV 제품 시장에서 가장 크다. 올해 8K TV 출하량 40만대 중 30% 수준인 12만여 대가 유럽 시장에 판매될 전망이기 때문에 내년부터 그만큼 타격이 가해지게 된다. 8K TV는 75인치 기준으로 가격이 대당 1000만원이 넘기 때문에 그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 <용어 설명> ▷ 8K TV : 가로 해상도가 8000픽셀인 TV로 화질이 기존 4K보다 4배 더 선명하다.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70%를 점유하고 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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