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사상 첫 5회연속 인상
5%대 고물가에 강달러 겹쳐
李 "고통 알지만 인상 불가피
부동산 추가하락 가능성"
금통위 2인 0.25%P 소수의견
국고채 3년물 하락세 돌아서
5%대 고물가에 강달러 겹쳐
李 "고통 알지만 인상 불가피
부동산 추가하락 가능성"
금통위 2인 0.25%P 소수의견
국고채 3년물 하락세 돌아서
실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상승률이 다소 꺾이기는 했지만 완전한 피크아웃(정점 통과)까지 갈 길이 멀다는 판단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4%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국제유가가 여전히 상승세인 데다 강달러에 따른 환율 압력마저 더해져 물가는 추가적인 상승이 불가피하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는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 영향 등이 추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상당 기간 5~6%대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달러당 원화값은 1400원 선이 무너지면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이 총재는 원화값 하락을 부추기는 과도한 해외 투자에 대해 "환율이 정상화됐을 때를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면 상투를 잡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를 찍으며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1월(6.8%)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7월 금통위에서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결정적 배경이다. 이후 물가는 8월(5.7%)과 9월(5.6%) 연속 상승률이 둔화됐다. 하지만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이 이어지며 한은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이 총재는 부동산시장에 미칠 금리 인상의 후폭풍도 우려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실거래가가 3~4% 떨어졌고 금리 상승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빚을 내서 집을 산 국민들의 고통이 있지만 2~3년간 가계부채가 쌓여 금융 불안의 원인이 됐던 게 조정되면서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금통위에서 세 번째 빅스텝을 밟을지 아니면 베이비스텝으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이 총재는 최종 금리를 3.5%로 언급했지만 금통위원 간에 입장차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금통위에서도 주상영·신성환 위원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실제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0.235%포인트 하락한 연 4.107%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4.110%로 0.196%포인트 하락했다. 다음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금통위원 사이에서 빅스텝에 대한 만장일치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과 이 총재의 다소 완화된 스탠스로 다음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이 0.5%포인트를 올려도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여전하고 미국은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며 다음달 금통위에서도 빅스텝을 단행하는 것에 무게를 뒀다. 반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 총재 발언을 보면 시장에 금리를 올린다는 신호를 주는 정도로 0.25%포인트만 인상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임성현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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