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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달러환산 코스피 올 39% 급락…대형주 무너지고 환율까지 덮쳐

오대석 기자

입력 : 
2022-10-11 17:50:21
수정 : 
2022-10-12 09: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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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83% 하락 2192.97

올해 들어 지수 26% 빠졌지만
킹달러 반영땐 변동성 더 확대
나스닥 기침하면 코스피 몸살
G20국가 지수중 낙폭 가장 커

연휴 악재충격 한꺼번에 몰려
반도체 수출제한·업황 부진에
삼성전자·하이닉스 모두 하락
현대차, 시장 위축우려에 흔들
◆ 요동치는 금융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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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악재가 겹치며 증권시장을 짓누르면서 대형주들까지 휘청이고 있다. 11일 하루만 보더라도 장중 한때 달러당 원화값이 20원 이상 밀리는 등 유독 한국 시장이 '강달러'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한국 증시의 매력도를 계속 떨어뜨리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동안 변동성이 큰 장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울한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3% 하락한 2192.9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200 선을 밑돈 것은 지난달 30일(종가 2155.49)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코스피는 지난 한 주 동안 3.59% 상승하며 단기 반등세를 보였으나 이날 급락으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특히 기관이 3100억원 순매도하며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외국인은 1994억원, 개인은 1068억원을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60개인 반면 하락 종목은 866개에 달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4.15% 급락하며 669.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 여파로 상승 종목은 88개에 그친 반면 1415개 종목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전날 미국 시장을 억눌렀던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 지속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험 외에 달러당 원화값 급락이라는 국내 시장 악재까지 더해지며 대형주들마저 휘청거렸다.

그동안 급락장에서도 한국 증시를 받쳐주던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들이 장중 한때 3%대로 하락했다. 특히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로 번진 고평가 논란으로 카카오그룹주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는 것도 증시 하방 압력을 높였다.

대형주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달러당 원화값까지 요동치며 향후 한국 시장의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다. 달러당 원화값 변동까지 고려해 수익을 계산하는 외국인투자자들로선 손실률이 더 크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의 달러표시 환산지수는 연초 대비 39.0%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달러 환산을 적용하지 않은 원화 코스피는 26.4% 하락한 것으로 집계돼 '킹 달러' 현상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10일까지 주요 20개국(G20) 주요 지수의 달러표시 환산지수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가 20개 주요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은 독일 DAX30(-34.20%), 이탈리아 FTSE MIB(-35.22%), 일본 닛케이225(-26.00%), 영국 FTSE100(-24.46%) 등 주요국 지수와 비교해도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아시아 시장 하락이 반등 없이 지속되고 있다"며 "결국 달러화의 움직임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번주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와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소매판매, 미국 소비자심리지수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증시 버팀목 역할을 맡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주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1.42%), SK하이닉스(-1.10%) 등 주도주인 반도체주를 비롯해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4.27%)와 기아(-5.07%)도 급락했다.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그룹주도 지난 7일에 이어 폭락하며 국내 양대 증시 하락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7% 내린 5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 주가는 17만3000원(지난해 6월 25일)까지 치솟았지만 이날 장중 5만원이 깨지기도 했다. 카카오뱅크(-3.00%), 카카오페이(-9.35%), 카카오게임즈(-3.54%) 등 주요 상장 자회사들은 이날 상장 이후 최저가를 재차 경신했다. 이들의 실적과 기업가치 하락이 모회사에까지 반영되며 하락을 부채질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외에도 크림반도 다리 폭파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확전 가능성 고조, 영국 국채금리 사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등 거시적이고 지정학적인 불확실성을 또다시 시장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 증시는 국내 연휴 기간에 발생한 대외 하방 압력을 일시에 반영하면서 하락했고, 특히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가 국내 반도체주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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