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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급한 카드사, 변동금리 채권까지 찍는다

최근도 기자

입력 : 
2022-10-11 17:41:59
수정 : 
2022-10-11 17: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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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주요수단 카드채
금리폭등에 발행부담 가중

시중 금리 연동 회사채에
1년물 단기채도 적극 활용

카드론 이자 한달새 급등
조달 부담 소비자에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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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가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신용카드사들 자금 조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채권만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신용카드사들의 주요 조달 수단인 카드채 금리가 연일 폭등해 카드사들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 카드사는 최근 돈줄을 확보하기 위해 '금리변동차 회사채'와 같은 생소한 개념의 채권을 발행했다. 일반적인 회사채는 발행과 모집 시점에 이율을 정하는데, 금리변동차 회사채는 시중금리에 연동해 지급이자율이 변동된다. 보통 안정적이고 선제적인 조달을 위해 고정금리로 발행하는데, 최근엔 돈줄 자체가 끊길 위험에 처하면서 이런 식의 발행으로 이어가는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의 여신전문회사채(여전채) 3년물 평균 금리는 지난 7일 기준 연 5.641%다. 이는 올해 초(연 2.42%) 대비 2.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국채와 여전채의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 또한 현재 1.364%포인트로 올해 초(0.537%포인트) 대비 2.5배가량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국채보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여전채는 프리미엄을 붙여서 판매하는데 이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여전채의 시장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대규모 은행채 발행이 계속 이어질 경우, 최근 신용 경계감 확대 등으로 투자 수요가 위축된 여전채(카드채) 발행 등을 구축하거나 채권의 스프레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인 여전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워낙 어렵게 되자 일부 카드사는 잠시 주식시장이 반등했던 지난 7월 말에서 8월 사이 개인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활용해 1년물 단기채로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1년물 조달은 만기가 금방 돌아오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 장기적인 자금 활용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카드사들은 외화채권 한도 등을 높여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카드사의 원화 용도 외화 차입은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외화 건전성 등을 이유로 제한되고 있다. 해외 투자자가 한정된 상황에서 꼭 외화로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회사를 우선하다보니, 외화로 채권을 발행한 뒤 원화로 이를 운용하는 회사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어려운 조달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8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22%로 전월(12.87%) 대비 0.35%포인트 늘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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