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투자금 회수통로
성공 확률 낮은 IPO에 치중
이젠 스타트업도 인수 주체
M&A로 투자 선순환 만들때
성공 확률 낮은 IPO에 치중
이젠 스타트업도 인수 주체
M&A로 투자 선순환 만들때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 스타트업은 IPO에 성공하는 사례가 극히 적고 M&A를 통해 엑시트하려는 곳이 많다"며 "그간 국내 스타트업 업계는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생각만 해왔는데 이제 M&A를 새로운 선택지로 활용해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스타트업들이 M&A를 통해 엑시트하는 사례가 많다. 지난해 유 원장이 낸 보고서 '스타트업 생태계 바로 읽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은 벤처투자 회수 시장에서 M&A를 통한 회수금액 비중이 44.5%에 달했다. 반면 2019년 기준 한국 벤처투자 회수 시장에서 M&A를 통한 회수금액 비중은 0.5%에 불과했다. 그 대신 IPO를 통한 회수 비중이 36.7%로 M&A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트업 중 창업 이후 성장 단계를 거쳐 IPO로 엑시트할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낮다.
2015~2020년 연평균 신규 상장 기업 수는 72개에 이른다. 연평균 스타트업 창업을 1만건이라고 가정하면 IPO로 엑시트에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전체 중 0.7%에 불과하다.
하지만 무작정 스타트업 매각을 선택하는 건 곤란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 원장은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기업은 미래 가치가 있고 회사에 도움이 될 만한 스타트업을 인수할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스타트업 경영자들이 어디에 회사를 매각할지 연구하는 등 M&A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데, 한국 스타트업도 이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에도 M&A를 통한 합종연횡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투자 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서는 스타트업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예전에는 대기업이 아니면 스타트업을 M&A할 곳이 없었는데 이제는 스타트업도 인수 주체가 됐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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