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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본격 보복나선 푸틴…우크라에 무차별 미사일 폭

박민기 기자

입력 : 
2022-10-10 17:47:52
수정 : 
2022-10-10 23: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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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미사일 75개 발사했다"
주요 기반시설 11곳 붕괴
11명 사망 인명피해 더 늘듯
G7, 젤렌스키와 긴급 회담

푸틴 "받은 만큼 돌려줄 것"
사진설명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한 지 이틀 뒤인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 대한 전방위 폭격에 나섰다. 사진은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인 자동차 모습. [로이터 = 연합뉴스]
'크림대교 폭발'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한 러시아가 대대적인 공습을 퍼붓는 등 본격적인 보복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최고위급 안보회의를 진행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폭격을 단행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폭격한 것은 키이우가 함락 대상이었던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본격적인 출근 시간대인 이날 오전부터 키이우와 르비우 등 주요 도시를 폭격했다. 이번 공격으로 10일 오후 8시 기준 8개 지역 11개 주요 기반시설이 붕괴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폭격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널브러져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고 지구상에서 없애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습경보가 끊이지 않고 울리고 있다"면서 "안타깝게도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경찰 집계에 따르면 폭격 이후 최소 11명이 사망했고 64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사상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텔레그램을 통해 "키이우 중심부에서 다수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최소 4번 이상 폭발음이 들렸고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고 보도했다.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하원의원은 "차량이 불타고 있고 유리창도 모두 깨졌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오전 발사된 러시아 미사일 75개 중 41개를 격추시켰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대교 폭발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보복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애초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안보회의 주요 안건과 목적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통상 국가 안보와 직결된 주요 사안이 다뤄졌던 만큼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전략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6시간 넘게 이어진 미사일 공습 이후 "러시아에 대한 테러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가혹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크림대교 폭발 보복 차원에서 오늘 우크라이나의 에너지·군사·통신시설에 폭격을 가했다"며 "러시아는 받은 만큼 돌려줄 것이고 그 누구도 이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크림대교 폭발 하루 뒤인 9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성명 발표 영상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번 사건은 매우 중요한 민간 기반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테러 행위가 확실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에 의해 계획·명령·실행된 작전임에 틀림없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은 비난의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는 반드시 이번 사건에 연루된 테러범을 제거(kill)해야 한다"며 "러시아가 이번 테러에 올바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폭발에 연루된 당사자를 직접 제거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한 보복을 감행하자 주요 7개국(G7) 정상은 대책 논의를 위해 11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영상으로 긴급 회담을 열기로 했다. 숄츠 독일 총리는 이미 젤렌스키 대통령과 한 차례 전화통화를 하면서 G7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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