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에 반격카드 주목
산유국 겨냥 반독점소송 검토
사우디서 미군 철수 법안 발의
11월 중간선거 앞둔 바이든
원유 감산 막지못해 또 굴욕
美, 비축유 1천만배럴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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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유가 상승이라는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유가는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는 핵심 요인이다. 가뜩이나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기름값 상승은 유권자 표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믿었던 사우디로부터 일격을 당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민주당 톰 맬리나우스키 하원의원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미군 및 미사일방어시스템을 제거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이 감산에 동참한 산유국에 대해 가격담합 소송 카드를 쓸지도 주목된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5월 유가 담합으로부터 미국 기업과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발의된 '석유생산수출카르텔금지(NOPEC)' 법안을 17대4로 통과시켰다. 현행 미국 반독점 법률은 주권 면책 조항을 통해 OPEC+ 산유국이나 이들 국가의 에너지 기업들을 소송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NOPEC 법안이 통과돼 시행되면 미 법무부는 OPEC+ 국가들에 대해서도 미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OPEC+의 감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가 수세에 몰린 러시아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다. 러시아는 석유제품 판매를 통해 전쟁자금을 보다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고, 겨울철 에너지 위기를 앞둔 유럽 국가들의 분열도 유도할 수 있다.
감산 결정에 유가는 배럴당 88달러 선까지 근접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24달러(1.43%) 상승한 배럴당 87.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 말 배럴당 76.71달러까지 내려갔던 WTI 가격은 OPEC+의 감산 결정 이후 며칠 만에 배럴당 10달러가량 급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57달러(1.71%) 오른 배럴당 93.37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 반등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한 압력이 커지면서 세계 경제를 덮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미국 등 주요 경제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한층 더 공격적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미 6월부터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음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최소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 경제 컨설팅그룹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소속 루빌라 파루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두 달 동안 하락했던 국제유가의 반등은 인플레이션 수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원유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오르면 10월에는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박민기 기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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