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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러시아서 무슨 일이…중국 위안화가 달러 이겼다

손일선 기자

입력 : 
2022-10-06 17:44:20
수정 : 
2022-10-06 20: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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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제재로 위안화 결제 늘어
日거래액 1조6천억원 외화 1위
중국 위안화가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달러를 제치고 거래액과 거래량 1위 외화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중국과의 무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위안화 결제를 대폭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위안화와 루블화 간 거래액이 703억루블(1조6300억원)을 기록해 682억루블(1조5800억원)에 그친 달러화·루블화 거래액을 넘어섰다. 거래 건수도 위안화·루블화가 6만4900건, 달러화·루블화가 2만5900건으로 위안화가 달러를 크게 앞섰다. 모스크바 거래소에서 위안화 거래액과 거래량이 달러를 제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4일 위안화와 루블화의 거래액(639억루블)과 거래 건수(4만6000건)가 달러화와 루블화의 거래액(594억루블) 및 거래 건수(2만1500건)를 모두 앞선 것이다.

러시아에서 위안화 거래액이 달러 거래액을 넘어설 수 있던 계기는 우크라이나 사태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자국의 주요 은행들이 퇴출당한 러시아가 국제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 사용을 크게 늘린 것이다.

베이징 금융권 관계자는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실물거래와 자본거래가 있는데 러시아 자본시장이 크지 않은 만큼 실물거래 비중이 압도적"이라며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이 급증하면서 위안화 거래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액은 모두 117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했다.

특히 위안화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국은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를 지렛대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가 러시아 천연가스 대금을 위안화로 지급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달 중국 국영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는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과 천연가스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달러 대신 위안화(50%)와 루블화(50%)를 결제 통화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러시아뿐 아니라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협력국들과도 위안화 결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달러 패권에 맞서 SCO 회원국 간 독자적인 지불 및 결제 시스템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천자 인민대 국제통화연구소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무책임한 통화 정책으로 달러 시스템이 무너질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며 "탈(脫)달러화 현상 속에서 위안화의 국제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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