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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못잡으면 경영 정상화 못해…정부 최우선 과제는 환율안정"

우제윤,박윤구 기자

우제윤,박윤구 기자

입력 : 
2022-10-04 17:59:55
수정 : 
2022-10-04 18: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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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전망

불확실성 커져 투자철회까지
절반은 "연내 1500원 안 깨져"
물가대책·규제완화도 주문
◆ 기업 CFO 100명 설문조사 ◆

사진설명
최근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달러당 원화값과 관련한 우리 기업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이번 설문에서 연말 달러당 원화값 수준을 전망해달라는 질문에 1300~1450원으로 현재와 비슷하거나 소폭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 비율은 52%였다. 달러당 원화값은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42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추가적인 약세를 전망한 기업들도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35.7%가 '1450~1500원'이라고 답했다. 3개월가량 남은 연말까지 원화값이 더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원화값이 1500원 이하로 급락할 것으로 예측한 기업도 11.3% 수준이었다. 현재 수준 자체가 이미 달러당 원화값이 대폭 하락해 국내 기업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외화 차입금 규모가 큰 항공, 조선, 정유, 석유화학 업종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는 대규모 환손실에 이어 부채비율 상승이나 자본잠식까지 걱정하는 형편이 됐다. 국내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이번 설문조사(최대 3개 복수 응답)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환율 안정'(61.2%)을 꼽았다. 그다음으로 물가 안정(57.1%)이 많았고 규제 완화(49%), 금융시장 안정(45.9%),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24.5%), 세제 혜택 확대(20.4%), 통상 환경 개선(15.3%), 정책대출 확대(7.1%) 순으로 집계됐다.

주요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산업구조 특성상 하루가 다르게 급락하는 원화값부터 잡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화값 급락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는 항공산업은 물론이고 대다수 수출기업들이 달러화로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환율 불안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에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문제다. 해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차입금 조달 비용이 급증하면서 투자 계획을 보류하거나 재검토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경영 환경 불확실성을 이유로 현대오일뱅크와 한화솔루션 등이 국내 시설투자 계획을 중단했다. 한 대형 식품 업체 CFO는 "원화값 하락에 따라 원료 수입 비용이 커졌다"며 "투자 취소나 유동성 확보 등 비상경영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종별로 '맞춤형' 위기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디지털 기업의 경우 규제 완화를 정부 핵심 과제로 꼽았다. 한 인터넷 기업 CFO는 "신규 디지털 기술 기반 산업과 관련해 규제를 정비하고 명확하게 해달라"고 답했다.

한 서비스 기업 CFO는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늘었다"며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우제윤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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