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發 각국 생존경쟁
외국인 韓주식·채권 던져
위기지표 6개 중 5개 빨간불
원화값 한달 새 6.2% 뚝
환투기 놀이터 전락 우려
킹달러發 오징어게임
환투기 세력, 원화 노린다
외국인 韓주식·채권 던져
위기지표 6개 중 5개 빨간불
원화값 한달 새 6.2% 뚝
환투기 놀이터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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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투기 세력, 원화 노린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상황일까.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때 경제체력이 떨어지고 투기 세력이 가세하면서 두 손 두 발 다 들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때 사후약방문 식으로 만든 것이 '조기경보 시스템'이다. 위기를 조기에 파악하고 한발 앞서 대비하자는 취지다. 조기경보 시스템에서 살펴보는 몇 가지 지표가 있는데 이를 검토한 결과 우리나라는 현재 6개 지표 중 5개에서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위기경보를 본격적으로 울려야 할 때다.
먼저 원화값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달러당 원화값은 28일 장중 한때 1440원 밑으로 추락하다가 18.4원 떨어진 1439.9원으로 마감했다. 일주일 새 3.2%, 한 달 새 6.2%나 급락했다. 주요 국가 중 파운드화 폭락 사태를 겪었던 영국을 제외하고 하락폭이 가장 크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환투기 세력이 군침을 흘리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 정부가 해외에서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5년 만기)의 부도 위험도를 표시해주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도 이날(오후 1시 기준) 52.9bp(1bp=0.01%포인트)를 기록하며 일주일 전보다 18.4bp나 올랐다.
반면 환투기 세력이 공격할 때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대응 능력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게 만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기준금리를 연 3.0~3.25%로 올리면서 우리나라(연 2.5%)와 금리 차이가 최대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재정 여력이 갈수록 소진되고 있는 것도 투기 세력에 약점을 노출시키는 부분이다. 지난 7월 기준 우리나라 통합재정수지는 5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국가채무비율도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지표는 외환보유액이다. 8월 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64억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2063억달러)보다 2배 이상 많고 1997년 외환위기 때(204억달러)에 비해서는 20배 이상 많다. 문제는 외환보유액을 효율적으로 쓰고 있느냐는 점이다. 올해 들어 달러당 원화값이 1180원대에서 1440원대로 260원이나 떨어지는 동안 정부는 수차례 구두 개입에 나섰고 실제 외환보유액을 털어 달러를 사들이는 물량 개입도 여러 차례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투기 세력에는 단호하고 확실한 개입을 통해 본때를 보여줘야 함에도 우리 외환당국은 '찔끔찔끔' 개입하면서 오히려 투기 세력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 게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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