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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으로 전기차 살 수 있다는데…비밀은 배터리에 있다

정승환 기자

입력 : 
2022-09-28 17:07:17
수정 : 
2022-09-28 21: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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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엠그로우 구독서비스

6년 사용땐 월 28만원 정도
충·방전상태등 정기적 관리

운행정보 등 데이터 관리도
수명 다한 배터리는 재활용
◆ ESG 경영현장 ◆

사진설명
피엠그로우가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배터리 구독은 피엠그우로가 배터리 소유권을 갖고, 차량 소유자가 피엠그로우에 매월 이용요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피엠그로우는 배터리 데이터 사업과 폐배터리 재활용 비즈니스도 펼칠 예정이다. 28일 박재홍 피엠그로우 대표(사진)는 "올해 말께 차량 이용자 대상(B2C)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피엠그로우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법이 개정되면 곧바로 일반 차량 이용자 대상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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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차량등록원부에 전기차 등록 시 배터리를 별도로 등록·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차량등록원부에 자동차와 배터리 소유주를 분리해 표시할 수 없었다. 배터리 구독은 전기차 구매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현재 5000만원짜리 전기차에는 정부 보조금 약 1000만원이 지급된다. 소비자는 40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활용하면 2000만원이면 전기차 구매가 가능하다. 배터리 가격 2000만원이 빠지기 때문이다. 대신 차 소유자는 피엠그로우에 매월 배터리 이용요금을 지급해야 한다. 배터리 사용 가능 기간이 6년이면 월 이용료는 약 28만원이다.

박 대표는 "차 구매 시 자동차 회사 영업직원들이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안내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는 배터리를 빌려 실제 전기차 구매 가격을 낮출지, 아니면 배터리를 소유한 채 차를 운행할지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엠그로우는 배터리 건강관리도 해준다. 이 회사는 배터리의 전류나 전압 등을 센서로 측정해 배터리 충·방전 상태와 잔여량을 제어할 수 있다.

피엠그로우는 배터리 순환경제 확산에도 나섰다. 순환경제는 제품을 사용한 후 폐기 대신 재활용하며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시스템이다.

폐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거나, 재사용이 불가능한 배터리는 분해 후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을 추출해 배터리 소재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피엠그로우는 포항 배터리 그린사이클캠프에 ESS 제조시설이 있으며, 폐배터리의 등급 분류를 위한 데이터분석센터도 있다.

전기차 확산에 따라 폐배터리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PwC에 따르면 전 세계 폐배터리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3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데이터 활용도 주목되는 사업이다. 피엠그로우는 잔존가치 등 배터리 운행 관련 정보를 갖고 있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이력관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정보는 보험, 캐피털, 중고차, 차량 정비업체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의 성장에 주목한 기업들은 피엠그로우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략적 투자자이며,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 버스회사 선진그룹, 성일하이텍 등이 피엠그로우에 투자했다.

박 대표는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1기 졸업생이다. 이 학교에서 학사부터 박사까지 마쳤다. 졸업 후 대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2001년 정보기술(IT) 회사를 세웠으며, 2010년 피엠그로우를 창업했다. 주요 제품은 전기차 배터리 팩과 ESS 등이다.

[정승환 재계·ESG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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