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광풍에 짓눌린 아시아
中, 위안화 약세 속도 빨라지자
외환위험준비금 20%P 상향
투자금 유출 막으려 방어 조치
일본도 24년만에 엔화 매입
3조엔 투입 `엔저 해결` 안간힘
추가 대책 내놓을 가능성도
中·日 모두 금융완화정책 유지
통화가치 하락 차단 전전긍긍
中, 위안화 약세 속도 빨라지자
외환위험준비금 20%P 상향
투자금 유출 막으려 방어 조치
일본도 24년만에 엔화 매입
3조엔 투입 `엔저 해결` 안간힘
추가 대책 내놓을 가능성도
中·日 모두 금융완화정책 유지
통화가치 하락 차단 전전긍긍
시장에서는 외환 선물환에 대한 외환위험준비금 비율 상향은 선물 거래로 향후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데 필요한 기회비용을 증가시켜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당국이 외환위험준비금 제도를 처음 실시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위안화 약세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도입하면서 그 비율을 20%로 책정했다. 하지만 약세 압력이 다소 해소되자 2017년 9월 다시 비율을 0%로 낮췄다. 이후 2018년 미·중 무역 갈등으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자 또다시 비율을 20%로 올렸다가 2년 후에 0%로 내렸다.
다만 잇단 위안화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이날 역외시장에서 7.1위안대 후반까지 치솟으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켄 청 일본 미즈호은행 외환 전략가는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추이를 볼 때 인민은행 정책이 위안화 가치 하락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외화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기준환율 결정 시 경기대응 조정 요소 재도입 등 카드가 조만간 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 방어에 나서는 것은 외국인 자금 유출 속도가 예상보다 너무 빠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본적으로 위안화 가치 절하는 수출 기업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환율 효과로 인한 '득'보다 수요 감소로 인한 '실'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도 엔화 가치 하락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지난 22일 엔화 가치가 24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24년여 만에 '엔 매입-달러 매도' 시장 개입에 나선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은 3조엔 규모로 이뤄졌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26일 보도했다.
하지만 반짝 상승했던 엔화 가치가 다시 내림세를 보이자 시장 개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미국 등의 금리 인상 속에서도 일본은행이 유지하고 있는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이 달라지지 않는 한 엔저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미·일 금리 차를 완화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은행은 22일 엔화 약세와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단기금리를 -0.1%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올 초 엔화 가치는 달러당 115엔 수준이었는데, 이후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3월과 5월, 6월, 7월, 9월 기준 금리를 인상한 데 비해 일본은행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금융 완화를 유지해왔고, 이것이 엔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2일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달러당 145엔대로 떨어지자 일본 정부가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는 급반등세로 돌아서 한때 달러당 140엔대까지 회복하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튿날 런던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143엔대로 올랐섰고 2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44엔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엔화 가치가 다시 내림세를 보이자 외환시장 개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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