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중 최저 2220
코스닥 700 붕괴
주요국 통화 불안 악재 덮쳐
하루만에 시총 71조원 증발
증권가 "1900선까지 밀릴수도"
대형 상장사 4분기 영업익
한달새 전망치 4.5% 하향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주력산업 흔들리며 더 암울
코스닥 700 붕괴
주요국 통화 불안 악재 덮쳐
하루만에 시총 71조원 증발
증권가 "1900선까지 밀릴수도"
대형 상장사 4분기 영업익
한달새 전망치 4.5% 하향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주력산업 흔들리며 더 암울
문제는 이 모든 악재가 상장 기업의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내년에는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지고, 192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이날 주가 폭락으로 반대매매(강제청산) 물량이 늘어나고, 향후 추가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개인들은 440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한 대형 증권사의 경우 이날 반대매매 체결 계좌 수는 291개로 한 달 전(22개) 대비 13배로 급증했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는 반대매매 체결 계좌가 한 달 새 281개에서 398개로 41.6% 늘었다. 반대매매는 외상 거래로 산 주식의 결제대금을 제때 내지 못하거나 신용으로 매수한 주식 가치가 단기간에 급락해 담보유지비율(통상 140%) 아래로 떨어질 때 발생한다. 반대매매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2거래일 뒤 오전에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한다. 이날 증시 급락으로 인한 반대매매 물량은 28일 오전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대매매는 통상 주가가 급락할 때 늘어난다"며 "반대매매 물량이 시장의 추가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 대표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투자 심리가 살아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13조5363억원에서 12조855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 하락했다. 4분기 예상치(12조4062억원→11조4062억원)도 8.1% 내렸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3조1233억원에서 18.3% 급락한 2조551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 예상치는 1조7413억원으로 한 달 전인 2조5540억원 대비 31.8% 급락했다.
그칠 줄 모르는 달러화 강세에 기업들의 실적 부담이 늘면서, 국내 증시도 급락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3.02% 떨어진 2220.94로 장을 마감해 지난 23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으로 연저점을 경신했고, 52주 최저점도 갈아치웠다. 낙폭도 올해 들어 6월 13일(-3.52%), 1월 27일(-3.5%)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5.07% 급락한 692.37로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주가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총 71조원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강달러 압박에 내년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영업이익 감소 가능성이 높아져 기업 실적도 큰 폭의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내년에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이익이 악화될 경우 코스피가 2000 밑으로도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증권사들이 예측한 코스피 하단은 대부분 2050~2200 사이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 긴축 정책 정점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위험자산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내년 기업 실적이 올해와 비슷하다면 코스피 적정 수준은 2100~2300으로 계산되지만, 내년에 코스피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보다 5~10% 줄어들면, 코스피 적정 수준은 1920~2020으로 계산돼 지금보다 11~16%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오대석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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