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위력 여전한데다
감세정책이 약세 부추겨
감세정책이 약세 부추겨
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하자마자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추락을 거듭해 하루 새 3.57% 떨어진 1.0859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화가 1.09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85년 이후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올해 들어 파운드화는 19.75% 폭락해 일본 엔화와 함께 선진국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파운드화와 달러화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parity·등가)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실레이오스 키오나키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CNBC에 "앞으로 수개월 동안은 파운드당 1.05~1.1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면서도 "이 선이 무너져 달러와 패리티가 될 가능성 역시 커졌다"고 설명했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이날 0.33%포인트 올라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정부의 차입 비용이 늘어난다. 또 국채 공급이 많아져 채권 가격을 급락시키고 가계와 기업에도 이자 비용 증가라는 부담을 안긴다.
엔화에 이어 파운드화까지 무너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더욱 부각됐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65% 오르면서 113을 돌파했다. 달러 강세와 경기 침체 우려에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5.69% 급락한 배럴당 78.74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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