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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독] 시장경제 핵심 `자유경쟁` 학교 교과서 시안서 삭제

김정환 기자

입력 : 
2022-09-21 17:59:56
수정 : 
2022-09-21 23: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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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개정 교육과정 논란

기재부 "분배만 부각시켜
균형적 시각 해칠 우려"
교육부에 편향성 시정 요구
학교 교과서의 토대가 될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서 자유시장경제의 핵심 개념인 '자유경쟁'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교육부에 시정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 경제의 컨트롤타워인 기재부가 교육과정의 편향성에 대한 우려를 담아 교육당국에 보완을 요청한 건 이례적이다. 미래 세대의 올바른 경제관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제동을 건 셈이다.

21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 관련 의견서'에 따르면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서 '자유경쟁'이라는 단어가 삭제되고 경제정의와 소득 분배가 부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기존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6학년)에는 "자유경쟁과 경제정의의 조화를 추구하는 우리나라 경제 체제의 특징을 설명한다"고 언급돼 있지만 개정 교육과정에는 "시장경제에서 가계와 기업의 역할을 이해하고, 노동자의 권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탐색한다"고 돼 있다. 또한 현행 중학교 사회 교과서(3학년)에는 "자유시장경제에서 기업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이해하고~"라고 기술돼 있는데 '자유시장경제'라는 단어가 빠졌다.

기재부는 "초·중·고 학생들이 경제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유경쟁'에 대한 내용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균형되고 중립적인 내용으로 기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교육과정 시안은 이달 말 시작되는 공청회를 거쳐 오는 12월 국가교육위원회 심의, 의결을 통해 확정된다. 기재부는 30일 경제 교과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자유경쟁의 개념 유지 필요성 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과정 시안은 초·중·고교생이 배우게 될 교과서의 집필 기준에 대한 초안으로, 정부가 필요에 의해 수시 개정한다.

박근혜 정부 때 마련됐던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일부 개정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을 지난해 11월 공개했고, 후속 작업으로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과목별 시안을 발표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17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24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 중·고교에 적용된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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