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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2대 들어갈 LNG탱크…韓 에너지 허브로

우제윤 기자

입력 : 
2022-09-21 17:36:08
수정 : 
2022-09-21 19: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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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LNG터미널 건설현장 르포

SK가스·석유公, 2024년 가동
산업단지·조선소 인접 장점
"2030년 LNG사업 매출 8조"
향후 수소·암모니아 중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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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 남구 황성동에 위치한 한국에너지터미널(KET) 대지의 LNG탱크 1호기(왼쪽)와 2호기. 2024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사진 제공 = SK가스]
지난 20일 울산광역시 남구 황성동에 위치한 한국에너지터미널(KET) 건설 현장. 바닷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가운데 안전모와 안전화를 갖춘 근로자들이 시설물 건설에 여념이 없었다. 아직 공사가 한창인 현장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높이 54.7m의 LNG저장탱크다.

탱크 안으로 들어가니 밝은 조명 아래 내벽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원기둥 모양의 탱크 내부 지름은 88.4m, 높이는 38.7m로 보잉747기 2대가 들어갈 부피다. 이 탱크에 들어가는 LNG는 영하 162도 액체 상태로 21만5000㎥다. SK가스 관계자는 "울산 45만가구가 6개월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라며 "4800년 만에 한 번 발생하는 지진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SK가스는 현재 탱크 2기를 짓고 있으며 2024년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KET 대지에는 총 4기의 LNG탱크 건설이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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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T는 SK가스가 47.6%, 석유공사가 52.4%를 투자해 짓고 있는 에너지 시설이다. 완공되면 울산은 동북아시아의 '에너지 허브'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내 LNG터미널이 여러 곳에서 운영되거나 건설되고 있지만 이곳의 장점은 산업단지와 인접해 있다는 것이다. LNG 수요 시설이 가깝다 보니 유통비용이 적어 가격경쟁력이 높다. 1·2호기 탱크와 마찬가지로 2024년 가동을 시작할 1227㎿ 용량의 국내 최초 LNG·LPG 혼합 발전소인 울산GPS가 대표적 수요처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바로 인근에 위치해 친환경 선박인 LNG추진선의 연료 충전을 맡을 LNG벙커링 시설 건설이 가능하다는 것도 KET의 입지적 장점이다. 국내 1위 LPG 업체인 SK가스가 이처럼 대규모 LNG 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넷제로 사회 건설을 위해 최종적으로는 친환경 연료인 수소·암모니아 산업으로 나가기 위해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 가교 역할이 바로 LNG 사업이다.

SK가스는 2030년 동북아 메이저 LNG사업자로 성장해 LNG 사업 매출 8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LNG 사업을 본격 확장하고 있다. KET는 이런 미래 전략을 실현할 SK가스의 핵심 전략기지다. LNG 열병합발전소인 SK멀티유틸리티에도 LNG를 공급할 계획이다.

변신 중인 SK가스의 최종 목적지는 무탄소 청정에너지인 수소와 암모니아다. 2040년까지 수소 사업 매출 5조원을 달성해 국내 시장 20%를 점유하는 '빅3' 수소사업자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울산은 혼소(혼합연소) 발전이 가능한 발전소 등 수요 기반이 갖춰져 있어 수소경제를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평가된다.

김용범 SK가스 부사장은 "산업단지에 위치하고 있는 유일한 LNG터미널인 KET의 장점을 살려 수소 생태계 조성의 핵심 지역으로 거듭나게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울산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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