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물결 넘쳐난 런던
英해군이 `여왕의 관` 호위
열흘간 장례일정 마치고
웨스트민스터 사원 떠나
윈저성 부군 곁에 영면
영국 전역서 2분간 묵념
SNS서도 여왕 추모 물결
英해군이 `여왕의 관` 호위
열흘간 장례일정 마치고
웨스트민스터 사원 떠나
윈저성 부군 곁에 영면
영국 전역서 2분간 묵념
SNS서도 여왕 추모 물결
런던에서는 끝없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몸에 걸치고 국기가 그려진 모자를 착용한 사람들이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시신이 안치될 윈저성 인근에서 밤을 새웠다. 버킹엄궁에서 트래펄가 광장을 잇는 더몰 거리 양편에는 거대한 유니언잭이 걸렸다. 장례식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여왕의 마지막을 보려는 행렬이 거리를 겹겹이 에워쌌다.
여왕의 관은 이날 새벽 6시 30분까지 일반 조문을 마친 후 오전 8시 다시 대중에게 공개됐다. 1901년 빅토리아 여왕 때부터 이어진 장의 전통대로 영국 해군 142명이 여왕의 관을 호위했다.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사원까지 여왕의 관이 이동하는 동안 찰스 3세 왕이 행렬 뒤를 따랐다. 왕위 계승 서열 2위, 3위인 여왕의 증손주 조지 왕자(9), 샬럿 공주(7)도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약 2000명이 참석한 장례식이 끝나자 영국 전역은 2분간 묵념으로 여왕을 추모했다. 국가 연주와 함께 운구 행렬은 런던 명소인 웰링턴 아치에 도착한 후, 다시 마지막 목적지인 윈저성으로 향했다. 왕실 가족 등 하객 800여 명이 윈저성에서 장례 예배를 드린 후 여왕의 관은 마침내 세인트조지 예배당의 지하 납골당, 부군인 필립공과 부모인 조지 6세 왕 부부 곁에 안치됐다.
담요를 두른 시민들은 장례식 당일 여왕의 관이 옮겨지기 전 마지막 배웅을 하기 위해 전날 밤 추모 행렬에 경쟁하듯 달려왔다.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에 들어갈 수 있는 손목 밴드를 건네받은 시민들은 서로 껴안고 "우리가 해냈다"며 기뻐했다. 런던 템스강 연안에 줄을 선 한 수녀는 더타임스에 "여왕 폐하께 경의를 표하기 위해 왔고, 평생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템스강을 따라 8㎞ 긴 줄이 늘어선 지난 17일 밤에는 조문 대기 시간이 25시간에 달했다. 영국 BBC 날씨에서는 '대기줄 예보'가 등장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베컴 등 유명인사들도 예외 없이 줄을 섰다. 워싱턴포스트는 "영국인들은 존경을 표하기로 결정했고, 완전히 헌신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진 장례일정은 BBC 등 영국 매체, 뉴욕타임스(NYT), 캐나다 CBC방송 등 200개국 이상에서 TV와 유튜브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여왕의 장례를 지켜본 시청자는 전 세계 수십억 명에 달할 것으로 미국 NBC방송은 추정했다. 네티즌들은 영면을 빈다는 의미로 '#Rest in Peace(RIP)' 해시태그를 단 여왕의 사진 등을 SNS에 올리며 추모했다.
[이유진 기자 /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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