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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윤석열 바이든 마크롱…VIP만 500명, 英 여왕 19일 장례식

이유진,신혜림 기자

이유진,신혜림 기자

입력 : 
2022-09-18 17:41:38
수정 : 
2022-09-19 0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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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 이후 57년만의 국장
장례식 직후 英전역 2분 묵념
운구땐 빅벤 1분 간격 타종

바이든 등 국가원수급 500여명
日·스페인·스웨덴 왕족 조문
생중계 수십억명 시청할 듯
사진설명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수만 명의 조문객이 몰려 대기 시간은 한때 24시간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이 열흘간의 애도 기간을 마치고 19일 거행된다.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사망 이후 반세기 만에 국장으로 치러지는 이번 장례식은 군중 수백만 명이 운집하는 세계적 행사이자, 전 세계 국가원수가 한자리에 모이는 외교의 장이 될 전망이다. 영국 왕실이 발표한 장례식 세부 일정에 따르면 여왕의 관이 안치된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나흘간 이어진 일반인 조문은 19일 오전 6시 30분 종료된다. 이후 오전 10시 44분에 여왕의 관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겨지고 오전 11시에 국장이 시작된다. 장례식이 오전 11시 55분께 끝나면 영국 전역은 2분간 묵념에 들어간다. 파이프 연주와 함께 국장은 정오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장례식이 끝난 뒤 여왕의 관은 영국 해군 142명이 이끄는 총포차에 실려 런던을 가로질러 버킹엄궁 인근 웰링턴 아치까지 운구된다. 찰스 3세 국왕과 왕실 일원들이 총포차 뒤를 따라 걸으며 여왕의 관을 운구하는 동안 런던 빅벤에서는 1분 간격으로 종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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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구 행렬은 오후 1시께 웰링턴 아치를 거쳐 윈저성으로 향한다. 오후 3시 10분께 여왕의 관이 윈저성에 도착하면 성내 성조지교회에서 가족들을 위한 비공개 예배가 열린다. 예배 후 여왕의 관은 교회 지하에 있는 조지 6세 기념 예배당에서 남편 필립공(2021년 4월 별세) 옆에 안장된다. 영국 여왕 장례식에서는 '통합된 영국'을 강조하는 상징적인 소품이 등장한다. 여왕 시신이 안치된 관은 영국산 참나무로 30년 전 제작됐다. 이 관은 '로열스탠더드'로 부르는 영국기로 덮는다. 이 기는 세 마리의 노란 사자(잉글랜드), 붉은 사자(스코틀랜드), 여인 장식이 있는 하프(아일랜드)가 그려진 국기로, 통합 영국 왕실을 상징한다. 여왕이 대관식 때 착용했던 왕관과 지휘봉, 여왕이 좋아했던 은방울꽃도 관 위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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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1965년 이뤄진 처칠 전 총리 장례 이후 반세기 이상 국장이 없었다. 이번 장례식은 57년 만의 국장이자,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가장 큰 애도 행사다. 약 200개국 500여 명의 주요국 대통령과 총리, 고위 인사 등을 포함해 2000명가량이 장례식을 지켜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참석하며, 영연방국가인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이 초대받았다. 일본의 나루히토 일왕·마사코 왕비를 비롯해 스페인·네덜란드·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 등에서 24명의 왕과 왕비 등도 초대받았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 이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한다.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인권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던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왕치산 부주석이 특별대표 자격으로 참석한다.

국가원수 대부분이 장례식장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진풍경도 펼쳐진다. 비슷한 시기에 국가원수 수십 명이 한자리에 도착해 정상적인 의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 정도만 방탄설비를 갖춘 리무진을 타고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자국과 외교 관계를 맺은 200개국에 초청장을 보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미얀마는 군부의 민간인 학살 문제로 초청받지 못했다. 북한과 니카라과에서는 국가원수 대신 대사만 초청됐다.

일반인 조문 마지막 날인 18일에도 뜨거운 추모 열기가 이어졌다. 17일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12시간을 대기한 뒤 조문해 화제가 됐고, 대기 시간은 한때 최장 24시간으로 늘어났다. 찰스 3세 국왕과 윌리엄 왕세자는 17일 예고 없이 조문객 대기줄을 방문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여왕의 국장일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은행, 학교, 관공서 등이 문을 닫는다. 장례식은 영국 전역의 공원, 행사장 등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된다. BBC는 여왕의 장례식을 전 세계에서 수십억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정부는 치안 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례식이 열리는 19일 런던 시내에는 최대 20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 경찰은 최대 35㎞ 길이의 경호선을 설정하고, 1만명 이상의 인력을 배치한다. 테러 방지를 위해 이날 런던 시내에서 드론 비행이 금지되며, 여왕의 시신이 도착하는 윈저성 인근에서는 공항 수준의 보안검색이 진행된다. 스튜어트 컨디 런던 경찰국 부국장은 "2012년 올림픽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이라며 "수백 명의 세계 지도자와 VIP가 런던에 모여, 런던 경찰이 수행한 사상 최대 보호작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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