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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은행들 달러 얼마나 사는지 보고하라…당국 환율개입 강도 세졌다

이종혁 기자

입력 : 
2022-09-18 17:17:09
수정 : 
2022-09-18 20: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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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에 실시간 공유 요청
환투기 세력 압박 나선 듯

구두개입·달러 투입 포함
`원화값 1400원` 방어 총력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비상이 걸린 외환당국이 최근 시중은행에 달러 주문량을 실시간 보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외환시장과 정부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지난주 달러화를 거래하는 국내 외국환은행에 매수·매도 현황과 은행별 외환 포지션을 매시간 보고해달라고 구두로 요청했다. 다만 외환당국은 "국내 외국환 거래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은 일상적 업무"라며 "공식 구두 개입 외 상세한 시장 안정화 조치는 현재로선 밝히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달러 주문량을 실시간 보고해달라는 당국의 요청은 불필요하게 달러를 사들이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달러 강세에 국내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 수요가 커지며 원화 약세를 더욱 부채질하거나 투기 세력이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당국은 역외 선물환시장을 통한 환 투기 가능성도 집중 감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에서 '울트라스텝'(한 번에 금리 1%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달러 수요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커지자 외환당국도 개입 수준을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과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값 급락과 함께 각각 7억달러, 20억달러의 정부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쏟아졌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달러를 매도해 원화값 급락을 진정시킨 '도시락 폭탄' 조치에 나섰다고 추정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올 들어서만 다섯 번의 구두 개입 외에도 기회가 될 때마다 고위 관계자들이 나서 외환시장 안정 관련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16일에는 대통령실까지 나서 이번주 한미정상회담에서의 외환시장 관련 협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외환당국이 활용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은 구두 개입과 달러 매도 등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사실상 다라는 게 문제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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