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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푸틴 "美 대만도발 규탄" 시진핑 "러와 공조"

손일선 기자

입력 : 
2022-09-15 23:12:08
수정 : 
2022-09-16 08: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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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이후 7개월만에 만나
러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재확인
위안·루블 결제확대 등 경협 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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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32개월 만에 첫 외유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양 정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대만 문제와 관련해 상대 입장을 지지하면서 두 사안에서 대척점에 있는 미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날 중·러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과 그들의 위성국가에 의한 대만 도발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촉발된 대만해협 긴장 고조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등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관련해 "우리는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당신들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강대국들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고, 혼란한 세계에 안정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대만 문제 등을 두고 깊숙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양국 간 무역 거래 등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결제대금으로 위안화와 루블화 활용을 늘리는 방안 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러 정상이 모두 참여한 SCO는 2001년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로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을 정회원으로 두고 있다. 또 중동의 최대 반미 국가인 이란은 정회원국 가입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시 주석이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앙아시아와 SCO를 택한 것은 러시아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 외에 중앙아시아도 이제 확실한 중국의 영향권 아래에 들어왔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번 순방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으며 중앙아시아에서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렸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방문 시 공항에 도착했을 때 국가 최고지도자들이 직접 영접을 나온 것이다. 통상 국빈 방문의 경우 장관급 인사가 영접하고, 공식 방문의 경우 차관급 인사가 공항에 영접을 간다는 전례를 감안할 때, 대통령이 직접 영접에 나온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최고 등급의 '금독수리(Golden Eagle)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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