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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민 혈세, 이권 카르텔 비리에 사용"…文정부 태양광 정조준

김대기,이지용 기자

김대기,이지용 기자

입력 : 
2022-09-15 17:57:20
수정 : 
2022-09-15 21: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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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억 위법·부당사례 적발에
尹 "사법시스템서 처리될 것"
대대적 수사 뒤따를 듯
與도 "전국 확대 조사해야"

野 "前정부 모욕주기" 반발
정책 아닌 집행과정 문제 강조
사진설명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문재인 정부 시절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비 가운데 2000억원 이상이 위법적으로 사용된 정황이 확인된 것을 두고 "국민 혈세가 이권 카르텔의 비리에 사용됐다는 것이 참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 표본조사 결과와 관련한 질문에 "어려운 분들을 위한 복지, 그분들을 지원하는 데 쓰여야 할 돈"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저도 언론을 통해 봤다"며 "법에 위반되는 부분은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통해 처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국무조정실은 전력산업기반기금 12조원 중 2조1000억원에 대한 표본조사를 진행한 결과 위법·부당 사례 2267건(2616원 규모)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직접 '이권 카르텔'이라고 비판하며 '사법 시스템을 통한 처리'를 언급함에 따라 대대적인 수사가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 사전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국민 세금을 멋대로 쓰는 자, 특히 보조금을 유용하는 자들은 엄단해야 한다"며 "다른 국가 재정사업에서도 국민 세금이 방만하게 쓰이는 경우가 없는지 철저히 확인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서도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태양광 사업 관련 세금 낭비 논란을 두고 "불법이거나 문제가 있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데 수없이 많은 변칙과 편법의 부당 사례가 있었다. 이런 곳에서 기생하고 있는 많은 권력 주변 사람들이 그동안 많은 위법한 행위를 저질러온 것"이라며 "12개 지방정부에서만 나왔는데 전국으로 확대해보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서 이 부분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윤 대통령과 여권 발언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보위원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도 삼성전자가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선언하지 않았냐"며 "그건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가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전히 그게 검찰, 검사 출신 시각에서 그런 건지, 본인들의 여러 무능이나 실정을 덮기 위해 전 정부 어떤 정책까지도 이 잡듯 뒤지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감사원이 소위 전 정부 인사에 대한 표적 감사를 하는 거에 더해 이제 정책감사도 하겠다 이러지 않냐"고 질타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여권의 문재인 정부 태양광 사업 질타는 전임 정부에 대한 모욕 주기와 망신 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태양광 정책 자체가 아닌 집행과정의 문제일 뿐이며 매년 실태조사를 해왔는데 새로 생긴 듯 정권 차원의 권력형 비리로 몰아가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고 화가 날 일이라는 것이다.

태양광은 탈원전 정책을 펼쳤던 문재인 정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전임 정부가 이념적인 탈원전 기조 아래 신재생에너지를 대신 내세웠고, 그 과정에서 일부 인사에게 태양광 사업의 특혜를 제공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여권과 정부는 사법 시스템을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무조정실 조사와 관련해 "이미 작년에 시작됐다"며 "누구를 처벌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도 같은 것을 잘 바꿔도 되겠다 하는 차원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기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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