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경제

역대급 거래절벽에 취득세 8兆 증발 위기

김동은 기자

입력 : 
2022-09-15 17:55:22
수정 : 
2022-09-16 08:05:29

글자크기 설정

한국지방세硏 취득세 전망

내년 세수 22조~26조원 예상
올해보다 최소 20% 줄어들듯

내년 상반기로 이어지면
22조원까지 급감할수도
지자체 세수확보 초비상
사진설명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가 역대급 거래절벽에 직면한 가운데 부동산 소비자심리지수가 2011년 7월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소 외벽에 붙은 매물 게시판이 텅 비어 있다. [박형기 기자]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주택·토지 거래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부동산 거래 때 발생하는 취득세가 큰 폭으로 감소해 지방자치단체들 재정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취득세가 역대급 감소폭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은 '2023년 취득세 세입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우리나라 취득세 세입액을 22조~26조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은 22조3580억원, 중립적인 전망은 24조3900억원, 낙관적인 전망은 26조423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1년 세수(33조8170억원)와 비교하면 최대 9조원 하락한 금액이며, 올해 예산에 포함된 취득세 목표 세입액 30조3130억원보다도 4조~8조원 낮아진 액수다. 이 같은 추세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지역별로 나눠 분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사진설명
취득세 세입이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거래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월평균 부동산 거래량은 2020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14만건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1년 9월 이후 월평균 거래가 11만건으로 이전의 80%로 줄었다. 이 같은 거래 수준이 2023년 3월까지 지속되면 2023년 취득세 세수는 26조원 정도가 되고, 현 거래 수준이 내년 6월까지 지속되면 세수가 22조원까지 감소될 것이란 게 연구원의 전망이다. 또 올해 취득세 목표 세입액 30조3130억원도 지금 같은 주택 거래절벽이 이어진다면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자체의 재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전국 지자체들의 예산에서 취득세 세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0% 수준이며 취득세의 대부분은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된다. 부동산 거래로 인한 취득세가 20~30% 줄어들 경우 전체 예산의 5~9%가 감소한다는 뜻이다.

거래절벽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올라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9042건으로, 전년 동기 3만4577건의 26.2% 수준에 불과하다. 월별로도 지난 4월 1752건이던 거래량이 5월에는 1745건, 6월 1079건, 7월 639건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특히 7월 거래량은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최저치로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당시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범위를 전국으로 넓혀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2만1836건으로 지난해 7월 거래량(5만9386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경기도의 7월 거래량 역시 지난해 1만6580건에서 4567건으로, 인천은 3514건에서 1041건으로 급감했다.

이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9로 1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9년 7월 1일 조사(80.3) 이후 약 3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이후 18주 연속 내림세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IMF 위기 때나 리먼 사태 때의 경험으로 볼 때 실수요자들이 다시 주택을 매수하고 거래가 활발해지려면 앞으로 금리 인하 신호가 있어야 한다"며 "당분간 거래절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