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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미국내 생산" 바이든 욕심에 자국 기업도 타격…테슬라, 獨배터리공장 포기

이상덕,강계만 기자

이상덕,강계만 기자

입력 : 
2022-09-15 17:48:41
수정 : 
2022-09-16 1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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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공장, 텍사스에 짓기로
美서 만들어야 전기차 보조금
인플레감축법, 산업 재편 영향

바이든, 오토쇼에서 IRA 홍보
"제조업·디트로이트 돌아왔다"
`메이드인 아메리카`에 열올려
◆ 美 인플레감축법 충격 ◆

사진설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22 북미 오토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미국산 전기차 세일에 나서는 한편 전기차 충전소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거듭 '미국 내 생산'을 강조했다. [AP = 연합뉴스]
미국의 대표 전기차 제조 업체인 테슬라가 독일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려던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하자 배터리 공장 설립 지역을 미국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배터리 관련 세액공제 자격 문제를 검토한 결과, 베를린 공장에서 사용하려 했던 배터리 제조장비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테슬라는 인플레 감축법 발효 이후 미국 텍사스주에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정제하기 위한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가 세금 공제 혜택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전략을 바꾸고 있다"면서 "테슬라의 이번 조치는 인플레 감축법이 어떻게 전기차 산업을 재편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인플레 감축법에 따르면 전기차 1대당 보조금 혜택(7500달러·약 1046만원)을 받으려면 우선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지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 이에 더해 내년부터는 전기차 배터리의 원재료인 핵심 광물과 부품도 북미 지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특히 테슬라의 걸림돌은 배터리 부문이다. 인플레 감축법에 따른 보조금 혜택 요건은 해가 갈수록 엄격해지는 구조다. 내년부터는 △기본 조건으로 북미에서 최종 생산돼야 하며 △광물 조건으로 리튬·코발트와 같은 주요 광물을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최소 40% 이상을 조달해야 하고 △부품 조건으로 음극재·양극재 등 배터리 주요 부품을 절반 이상 북미에서 조달해야 한다. 광물 조건은 2027년 80% 이상 조달, 부품 조건은 2029년 100%로 상향 조정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제너럴모터스(GM) 등 다른 자동차 업체도 마찬가지다. 샴 쿤주르 GM 원료담당이사는 "GM은 이미 리튬, 코발트, 기타 배터리 재료의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포드 역시 SK이노베이션과 협력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44억달러를 투입해 일자리 1만1000개를 창출하고 연산 100만대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성급한 배터리 조건이 오히려 공급망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일 인플레 감축법을 홍보하면서 미국산 전기차 세일즈에 힘을 쏟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22 북미 오토쇼'에 참석해 "우리가 자동차 시장과 제조업의 미래를 소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미국 제조업과 디트로이트가 돌아왔다"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35개 주에 걸친 5만3000마일(약 8만5000㎞)의 도로에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9억달러를 1차적으로 승인했다. 그는 "전기차 충전소를 주유소만큼 쉽게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와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미국 내 직접 생산을 독려하는 '메이드인 아메리카' 정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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