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바이오와 의약품을 미국에서 직접 제조하도록 드라이브를 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바이오 분야의 미국 내 생산을 골자로 한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14일 후속 회의를 열고 행정명령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신규 투자와 지원 계획을 발표한다.

백악관은 미국에서의 바이오 제조가 일자리 창출, 강력한 공급망 구축, 물가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미국은 해외 원재료와 바이오 생산에 지나치게 기대왔다"며 "생명공학 등 주요 산업의 과거 '오프 쇼어링'(생산시설 해외 이전)은 중요한 화학물 및 제약성분에 대한 접근성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와 전기차에 이어 바이오 등 핵심 전략 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메이드 인 USA' 압박 강도를 높여가는 양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국산 백신 중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이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위탁생산은 원액을 제조해 미국 기업에 공급하는 방식이므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제도화되고 시행되는지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에 생산 공장도 마련한 상황이어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 6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소재한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면서 위탁생산 사업을 개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본사 신사옥을 마련한 SK팜테코도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제약사에서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한국 바이오 업체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을 한국에서 위탁생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달 탐사 프로젝트 연설 60주년을 맞아 이날 보스턴에서 '암 문샷(cancer moonshot)'을 주제로 연설했다. 암 문샷은 앞으로 25년 안에 미국의 암 사망률을 절반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담은 프로젝트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 서울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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