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개수 보면 기대수명 보여
40대 평균 27.6개 치아 잔존
치아 1개 빠지면 사망률 2% 증가
치석·충치가 치아 손실 유발
음식물 씹는 행위 자체만으로
치매·심장병·뇌졸중 예방 효과
치아 건강 지키는 지름길은
규칙적인 양치질·스케일링
임플란트로 씹는 기능 되찾아도
자연치아 대신하지는 못해
40대 평균 27.6개 치아 잔존
치아 1개 빠지면 사망률 2% 증가
치석·충치가 치아 손실 유발
음식물 씹는 행위 자체만으로
치매·심장병·뇌졸중 예방 효과
치아 건강 지키는 지름길은
규칙적인 양치질·스케일링
임플란트로 씹는 기능 되찾아도
자연치아 대신하지는 못해
◆ 매경 포커스 / 100세 건강 ◆
100세 시대가 활짝 열린 요즘, 치아 개수를 보면 기대수명을 알 수 있을 만큼 치아 건강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권종진 고려대 명예교수(닥터권치과 원장)는 치아건강이 노인건강에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음식물을 씹으면 침은 소화작용을 돕고(페록시다아제 증가), 위와 장에 관련된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또한 음식물을 씹는 행위 자체가 뇌에 자극을 주는 아주 좋은 운동과 자극으로 작용해 뇌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뇌 산소량이 증가하며 기억력을 높이는 역할을 해 치매를 비롯한 전신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일본 사례를 보면 치아가 9개 이하인 노인은 치아를 20개 이상 가지고 활발하게 음식을 씹어 먹는 노인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81%나 높았다. 치아가 없어 제대로 씹지 못하면 침의 분비량이 줄고, 그 결과 뇌성장인자가 줄어 뇌가 노화된다. 침이 적게 나오면 혈관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강 내 세균 번식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다. 입안 세균은 말초혈관을 통해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다 혈전을 만들거나 혈관을 좁혀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임플란트가 자연치아에 가장 근접한 인공치아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어떤 의치도 자연치아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음식물을 씹을 때마다 어금니 하나당 50~60㎏의 힘이 가해진다고 한다. 우리가 하루에 씹는 횟수가 보통 1000번이 넘는다고 하면 단순히 계산해도 1년 동안 씹는 횟수는 36만5000번, 70년이면 2555만번이나 된다. 우리 치아는 잘만 사용하면 그 정도에 끄떡도 않는 내구력을 지니고 있다. 일본 도쿄의과치과대 교수였던 기노 고지는 미국 연구기관의 발표를 인용해 "자연치아 1개의 경제적 가치가 3만달러(약 40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양치질을 게을리하거나 맥주병 뚜껑을 따는 데 함부로 치아를 사용하지 말라는 얘기다.
인공치아도 음식물 섭취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임플란트나 틀니는 식사할 때 자연치아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내구력도 자연치아만 못하고 치주질환에도 취약하다.
임플란트는 치근이 없는 틀니와 달리 턱뼈에 단단히 고정돼 있어 거부감이 덜하고 심지어 본인 치아를 되찾은 것처럼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임플란트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꿈의 치료법은 아니다. 따라서 임플란트는 자연치아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장점이 있는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임플란트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에 속한다. 그 이유로는 임플란트를 시술하는 치과의사 비율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 치과의사 100명 중 85~90명 이상이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다. 선진국의 25~30%보다 3배 이상 높다. 공급이 많으면 수요가 늘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의사는 자연치아 발치를 쉽게 요구할 수 있고, 환자는 쉽게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치과 병·의원에서 인공치아를 권유하며 발치할 경우 다른 곳에서 2차 소견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쓸모없다고 여겨져 뽑아버리는 사랑니도 최근 치아교정에서 어금니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자연치아를 지키는 지름길은 충치와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소한 1년에 한 번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을 제거하고 올바른 양치질을 익혀 실천해야 한다. 올바른 양치습관을 위한 '333 법칙'은 하루 3번, 음식 섭취 후 3분 내에, 3분 동안 양치질을 하는 것이다.
곡물·야채·고기 어떤 비율로 먹어야 할까…치아 개수에 답 있다
사람의 치아 32개 살펴보면
어금니 20개 앞니 8개 송곳니 4개
곡물 60% 야채 20% 고기 10%
비율로 먹어야 균형 잡힌 식단 건강한 장수의 비결은 올바른 식습관에 있다.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한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며 올바른 식습관을 강조했다. 중국 전통의학에도 '약보불여식보(藥補不如食補)'라는 말이 있다. 약보다는 음식으로 몸을 돌보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일본에서도 '약과 음식은 본질적으로 똑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 또는 '병의 치료와 식사가 본질적으로 똑같다'는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중요한 균형 잡힌 식단에 대한 정보가 바로 치아에 숨어 있다. 이는 장수와 치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일본 의사들의 주장에서 나왔다.
사람의 치아는 32개(사랑니 포함)로 어금니(20개) 앞니(8개) 송곳니(4개) 비율이 약 5대2대1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으로 어금니는 곡물과 콩을 분쇄하는 데 사용되고, 앞니는 채소와 과일을 깨무는 데 쓰인다. 이에 반해 송곳니는 고기를 찢을 때 이용된다. 이 같은 치아 비율을 고려할 때 우리가 먹는 식단은 곡물과 콩, 채소와 과일, 육류와 생선·어패류가 각각 5대2대1이어야 균형 잡힌 식사라고 일본 위장병 최고 명의로 손꼽히는 신야 히로미 박사는 설명한다.
일본 장수학자 이시하라 유미 박사도 치아 비율대로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치아 비율이 어금니 62.5%, 앞니 25%, 송곳니 12.5%이므로 식생활도 곡물 60%, 과일과 채소 20%, 고기와 생선 10% 정도 비율로 먹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사람의 치아는 32개로 이 중 20개인 어금니는 곡물을 잘게 갈기 위해 사용하고, 앞니 8개는 과일이나 채소를 자르기 위해 쓰고, 송곳니 4개는 고기를 먹는 데 필요하게끔 만들어진 게 자연의 섭리"라고 말했다.
음식을 식물성 식품과 동물성 식품으로 나눴을 때 황금비율은 7대1이라고 알려져 있다. 즉 85%대15%라는 얘기다. 신야 박사는 식물성 식품(85%)의 절반 이상은 정제되지 않는 곡물, 즉 현미나 유기농 통곡물이 좋다고 지적한다. 겨와 배아가 제거되지 않는 현미에는 비타민B, 비타민E, 철, 인, 칼슘, 마그네슘, 식이섬유 등 영양소 80여 종이 밀집돼 있다.
국내 장수 전문가들도 이 같은 주장에 공감한다.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전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원장)는 "장수인들은 된장찌개, 김치, 나물, 김, 생선 등과 같은 전형적인 한국 식단을 좋아했다"면서 "육식보다 야채 중심의 한국 식단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지중해식이나 오키나와식 못지않은 훌륭한 장수 식단"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장수지역으로 꼽히는 흑해와 카스피해로 둘러싸인 코카서스(캅카스), 중국 바마현, 에콰도르 빌카밤바 사람들도 직접 재배한 신선한 재료로 요리해 반찬으로 먹고 산다. 요즘 주목받는 지중해식도 채소·과일 등 식물성 식품과 해산물·닭고기 등 저지방 육류를 곁들인 식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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