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 그린스마트학교사업 돈먹는 하마 되나
긴급한 국가정책사업 아닌데
2021년 사업 첫해 예타 면제
교육부 `깜깜이` 예산 집행
사립학교에 준 335억 파악못해
"장기간 가건물에서 수업해야"
학부모 반대로 사업 지지부진
교육부 "학교공간 혁신" 해명
긴급한 국가정책사업 아닌데
2021년 사업 첫해 예타 면제
교육부 `깜깜이` 예산 집행
사립학교에 준 335억 파악못해
"장기간 가건물에서 수업해야"
학부모 반대로 사업 지지부진
교육부 "학교공간 혁신" 해명
한 평가자는 "경제적 타당성과 비용효과성을 측정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사업으로서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정부 부패예방추진단이 발 벗고 조사에 나선 것은 사업의 실질적인 집행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1회계연도 결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에 실집행된 국비 547억원 중 335억원이 '사립학교 전출금' 항목으로 집행됐는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사립학교에 예산을 일괄 지급하고도 내역별 집행액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처 측은 "교육부는 해당 사업이 총사업비 관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비목별 투입 계획을 수립해 관리하지 않았다고 해명하지만 부적절한 집행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집행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을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2021년 예산안을 논의했던 2020년 국회에서부터 논란이 거셌다. 당시 교육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는 그린스마트스쿨 예산의 반영을 두고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예타도 거치지 않은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당시 소위에서 박백범 전 교육부 차관은 "긴급하게 국가 정책상 필요한 경우 예타를 면제하는 것으로 해서 국무회의까지 통과된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그린스마트스쿨의 예산 집행률을 보면 긴급한 사업이었다는 정부 주장이 무색해진다. 사업 첫해인 2021년 그린스마트스쿨 예산은 국비 942억원, 지방비 2880억원이 배정됐는데 실집행액이 각각 547억원, 850억원에 그치며 국비·지방비 합산 실집행률이 36.6%에 그쳤다. 이 사업의 집행이 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학부모 반대로 일부 교육청에서 대상 학교 선정에 차질이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공사가 이어질 수 있고 가건물에서 수업을 받는 불편을 학생들이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배정된 예산 삭감과 내년 예산안에서도 관련 예산 축소로 이어졌다. 정부의 2023년도 예산안을 보면 내년 그린스마트스쿨 조성 사업 예산으로 4211억원이 편성됐다. 정부가 사업 초기 연차별 투자 규모로 계획했던 8260억원 대비 반 토막 난 수치다. 정부는 올해에도 5194억원으로 편성했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 예산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879억원을 감액해 4315억원으로 조정했다. 정부가 그린스마트스쿨 사업 예산을 연속적으로 삭감한 것은 새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로 전환하면서 집행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이 구조조정 1순위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은 효과성 검증 없이 추진된 사업으로 교육의 질적 제고와 직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시범사업에 대한 고민도 없이 추진된 부실한 사업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이강복 교육부 미래교육추진담당관은 "결산 과정에서 그린스마트스쿨 사업 예산의 낮은 집행률이 지적됐다"면서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남은 3년에 걸쳐 교부하기로 했던 예산을 4년으로 늘려 내실을 다지면서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학교 공간 혁신사업으로 보아달라"고 덧붙였다.
[전경운 기자 /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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