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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세계 경기침체 `공포`…국제유가 5%대 급락

김덕식 기자

입력 : 
2022-09-08 16:12:29
수정 : 
2022-09-09 0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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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에 中성장세 꺾여
유럽도 에너지 위기 심화
WTI 81.94弗 전쟁前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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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불어닥친 경기 침체 경고에 국제유가가 항복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소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원유 수송 협박에도 유가는 주저앉았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69%(4.94달러) 하락한 81.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여 전인 지난 1월 11일 이후 가장 낮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 11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20%(4.83달러) 내린 88.0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월 8일 이후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원유 시장을 덮었다고 석유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분석했다. 경제 불황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로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중앙은행들의 가파른 금리 인상은 경제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고, 이는 원유 수요를 동반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캐나다 임피리얼 상업은행(CIBC)은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 당국이 예상보다 크게 성장을 포기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원유 중개업체 PVM의 스티븐 브레녹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소비를 위축하면서 수요 감소 원인이 되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결정도 수요 감소의 신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유럽 경제는 천연가스를 무기로 내세우는 러시아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최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된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가스 공급 중단 등 에너지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유가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중국의 지난달 수출 규모는 3149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7.1%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2.8%를 밑도는 수치다.

스튜어트 글리크먼 CFRA리서치 에너지팀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 경제에 급제동이 걸리면 예상 원유 수요의 상당량이 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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