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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도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P 인상

신혜림 기자

입력 : 
2022-09-08 16:12:21
수정 : 
2022-09-08 22: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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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지난 7월 빅스텝 이어 강수
美와 함께 `물가 잡기` 고삐 당겨

연준 9월 자이언트스텝 `군불`
파월 잭슨홀서 매파 발언 이어
연준2인자 "정책금리 더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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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치솟는 물가에 지난 7월 2011년 이후 11년 만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한층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각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있지만 1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 통제가 더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CB는 과거 유로화 탄생 직후 한 번에 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한 차례 단행한 바 있지만 기술적인 조정 차원에 따른 것으로 이번이 실질적인 역대 최대 폭 금리 인상이다. 당초 통화정책회의가 다가옴에 따라 시장은 ECB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등 다수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들이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미국이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미국과 유럽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자이언트스텝'을 밟게 될 가능성도 더 커졌다. ECB가 연이어 역대급 금리 인상에 나선 이유는 유로존의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ECB의 금리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진정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유럽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3회 연속으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수의 연준 고위 인사가 고강도 긴축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견조한 미국 고용지표도 자이언트스텝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9월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WSJ는 FOMC를 앞두고 나온 연준 고위 인사들 발언을 종합해 이같이 전망했다.

지난달 26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매파 본색'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당시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때까지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연준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도 7일 "물가 상승률을 내리는 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리든 우리는 이러한 일(추가 금리 인상과 고금리 유지)을 단행할 것"이라고 CNBC에 밝혔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정책금리를 이전 사이클의 최고점까지 신속하게 올렸고, 정책금리는 더 인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준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년 미국 경제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미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7일 발표한 베이지북(경기동향 보고서)에서 "미 소비자와 기업이 고물가, 타이트한 노동시장, 경제적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면서 "향후 6∼12개월간 추가적으로 수요가 약화될 전망이 있다"고 밝혔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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