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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엔 경상수지마저 적자 가능성"…원화값 추가하락·고물가 악순환

송민근,박동환 기자

송민근,박동환 기자

입력 : 
2022-09-07 17:57:29
수정 : 
2022-09-07 19: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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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제수지 발표

10년만에 상품수지 적자 이어
해외소득수지도 흑자폭 줄어
◆ 강달러 초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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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들어 경상수지 흑자폭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8월에는 경상수지가 아예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역수지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원화값이 추가로 하락하고 수입물가 상승세를 자극하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은행은 7월 경상수지가 10억9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감소폭이 66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이런 흐름에 8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내 경제구조 특성상 경상수지의 대부분은 상품 수출입의 결과인 무역수지가 차지하는데, 8월 들어 무역수지는 94억7000만달러 적자로, 월간 집계 기준으로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8월 들어 에너지 수입이 크게 증가해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8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경상수지는 상품 수출입 외에도 운송·여행 등 서비스수지, 이자나 배당을 의미하는 본원소득수지 등을 합한 통계인데,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 원화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달러당 원화값은 국내에서 달러 확보가 원활할 때 상승하거나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데, 경상수지 적자는 한국이 달러를 벌어들이는 능력이 악화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원화값 추가 하락은 물가 대응 측면에서도 악영향이 될 전망이다. 8월 들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7% 오르며 7월(6.3%)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이런 가운데 원화값이 하락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재화의 원화 표시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원료비나 수입장비 도입 비용이 커지면서 설비투자와 생산이 둔화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전반적인 내수가 위축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이날 한은은 당분간 5~6%대 고물가 국면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오강현 한은 차장은 "국제유가 등 공급 측 요인 외에도 수요 증가가 겹쳤다"며 "5~6%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물가 상승 전망을 의미하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수입물가가 상승하면 특히 석유나 액화천연가스(LNG) 같은 에너지 도입가격이 오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상수지 적자가 심화돼 원화가치의 추가 하락을 불러오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통상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경쟁력이 제고되는 효과가 있다지만 최근 경제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최근의 원화값 하락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따른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엔화나 위안화 가치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국내 수출품은 일본이나 중국산 제품과 경쟁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산 제품만 저렴해지는 가격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화의 통화가치가 하락해도 수출입이 개선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경상수지가 악화되면 경제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여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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