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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유가상한제 참여국엔 가스·석유 없다"

신윤재,신혜림 기자

신윤재,신혜림 기자

입력 : 
2022-09-07 17:55:18
수정 : 
2022-09-07 22: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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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프롬, 中공급 가스대금
달러 대신 위안·루블화 결제

美, 러 제재 불참 中·인도에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 요구
러 "韓 참여땐 나쁜결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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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러시아 최대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이 중국과 가스 판매대금을 달러 대신 루블화와 위안화로 결제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뤄진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 대항하려는 일환으로, 최근 한층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를 드러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가상한제 참여국엔 가스도 석유도 없다"며 미국·유럽이 주도하는 가격상한제와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로이터통신은 가스프롬이 전날 중국에 공급하는 가스에 대한 지불 수단을 달러 대신 위안·루블화로 전환하는 계약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다이허우량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대표와 영상회의를 한 후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이 러시아와 중국 측 쌍방에 득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스프롬은 계약의 세부 사항과 달러에서 루블·위안화로 결제수단이 전환되는 구체적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러 양국의 이런 움직임은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특히 미국이 러시아를 국제 금융 결제망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배제한 이후 중·러 양국의 달러 비중 축소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다.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가는 가스는 2019년부터 시베리아 차얀다 가스전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길이 2000여 ㎞의 거대 가스관 '시베리아의 힘'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러시아는 2014년에 연간 380억㎥의 천연가스를 2025년까지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중국과 체결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올해 초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이 계약을 연장하는 안에 서명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상한제를 설정하기 위한 강제이행 체계를 만들고, 중국과 인도의 참여를 유도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인도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조치가 시행된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할인된 가격에 이전보다 더 사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인도의 참여 없이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가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주요 7개국(G7)은 이미 지난 2일 가격상한제 시행에 합의하고 시행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우리의 경제적 이익에 반대된다면, 아무것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스도, 원유도, 석탄도, 휘발유도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유가상한제에 참여하는 국가를 두고는 "굉장히 멍청한 결정"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러시아는 한국을 향해서도 가격상한제에 동참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같은 날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러시아 외무부 국장은 자국 언론에 "한국이 참여하면 경제에 부정적 결과를 자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윤재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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