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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우디, 최대수입국 亞·유럽에 원유가격 인하

박민기 기자

입력 : 
2022-09-07 17:55:13
수정 : 
2022-09-07 22: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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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10월물 4달러 내려
경기침체 우려에 선제적 인하
中봉쇄 연장도 수요감소 요인

WTI 다시 80弗대로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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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자 아시아 최대 원유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와 유럽에 대한 원유 수출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다음달 국경절 등 연휴를 앞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봉쇄 조치를 연장하면서 한동안 상승을 이어갔던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아시아 수출 10월 인도분 아랍 경질유 공식판매가격(OSP)을 최근 배럴당 5.85달러로 인하했다.

이는 9월 인도분 아랍 경질유 판매가격(배럴당 9.8달러)보다 약 4달러 낮은 수준이다. 사우디 아람코는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매길 때 두바이·오만유종 평균 가격에 공식판매가격을 더한다. 즉 공식판매가격을 낮추면 사우디 아람코의 원유 수출 가격도 함께 낮아진다.

아랍 경질유 가격(OSP)은 올해 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올 2월물은 전월물(배럴당 3.3달러) 대비 하락해 배럴당 2.2달러를 나타냈지만, 이후 3월물부터 5월물까지 2달러대에서 9달러대로 가격이 꾸준히 올랐다. 올 6월물 가격이 일시적으로 4달러대로 하락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해 9월물은 배럴당 9.8달러까지 오르는 등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연장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 악재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사우디 아람코가 자국산 원유 최대 수입국인 아시아와 유럽을 대상으로 선제적인 가격 인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자국산 원유 약 60%를 아시아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이 주요 고객이다.

아람코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중국은 오는 10~12일 중추절과 다음달 1~7일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쓰촨성 성도 청두시와 랴오닝성 다롄시 등이 전면 봉쇄 조치를 약 일주일 연장했다. 중국은 악화하는 코로나19 상황과 이로 인한 기업들의 경제 활동 위축으로 지난 7월 소비가 9.7% 감소하는 등 경제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아람코는 유럽에 대해서는 북서부 지역과 지중해에 수출되는 모든 등급의 원유가격을 배럴당 2달러씩 내렸다. 미국 외환중개 업체 소속 에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트레이더들은 최근 산적한 수많은 글로벌 경제 과제와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에 분노하고 있다"며 "이들은 최근 시장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봉쇄 조치를 연장한다는 소식에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제유가는 다시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01달러(0.01%) 오른 배럴당 86.88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날 장중 한때 85.17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1월 26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2.91달러(3.04%) 내려가며 배럴당 92.83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수많은 주요 국가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당분간 원유시장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주요 7개국(G7)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올 4분기 시장에서 원유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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