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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러 대안` 찾던 유럽, 중동산 원유 수입 대폭 늘려

최현재 기자

입력 : 
2022-08-31 17:55:46
수정 : 
2022-08-31 17: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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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디젤유 수입 3년來 최대
우크라戰 전보다 147% 증가
겨울 에너지 공급처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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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대응해 중동에서 디젤유 수입을 대폭 늘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 데다 최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이 빈번히 발생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에너지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자체 유조선 추적 자료와 에너지 정보 분석 업체 볼텍사의 자료를 인용해 8월 중동에서 수입되는 디젤유가 하루 43만5000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2019년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치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월 수입량보다 147% 증가한 수치다.

유럽의 중동 디젤유 수입이 급증한 것은 유럽연합(EU)의 대러 에너지 제재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움직임의 영향이 크다.

앞서 지난 5월 EU는 오는 12월 초까지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내년 2월 5일까지는 석유 제품을 금수하기로 했다. 기존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25%에 달했던 EU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금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러시아가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거나 일시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급등한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인 디젤유의 중요성이 커졌다.

디젤유는 발전용 연료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오랫동안 유럽 최고의 외부 공급국이었기 때문에 원유 금수 조치는 타국으로부터의 수입 필요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원유 공급처로서 중동의 존재감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없이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업체 팩트글로벌에너지(FGE)의 스티브 소이어 정제 담당 디렉터는 올겨울 유럽의 원유 수요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중동이 주요 공급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FGE에 따르면 현재 유럽은 하루 약 150만배럴의 디젤유 부족 상황에 직면해 있을 정도로 수급 상황이 좋지 않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 폭등이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디젤유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천연가스 가격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상승하자 소비자들이 대체품을 찾고 있다"며 "평소라면 겨울을 대비해 디젤유 비축량이 늘어나는 시기이지만 현재 비축량은 비정상적으로 적은 상태"라고 전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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