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경제

잭슨홀 후폭풍…원화값 1350원 붕괴

글자크기 설정

달러당 원화값 13년래 최저
아시아 통화 동반 약세

코스피·코스닥 2%대 급락
`파월 충격` 여진 지속
◆ 잭슨홀 후폭풍 ◆

사진설명
29일 달러당 원화값이 약 13년4개월 만에 1350원대로 내려왔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 종가가 1350.4원으로 표시돼 있다. 달러당 원화값은 장중 1350.8원까지 하락하다 낙폭을 일부 되돌리며 거래를 마쳤다. [박형기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적 본색을 드러내자 국내 자산시장과 외환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달러당 원화값은 13년4개월 만에 1350원대로 하락했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하루 새 2.18%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잡기 위해 강한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또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가 확대되며 달러당 원화값도 단기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영업일 종가(1331.3원) 대비 19.1원 하락한 1350.4원으로 마감했다. 원화값이 1350원대에 진입한 것은 전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약 13년4개월 만이다.

파월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회의)'에서 "또 한 번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하자 시장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8월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며 연준도 긴축적 통화정책을 두고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에 방점을 찍으며 9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의도적으로 매파적 메시지를 강조하며 긴축 시그널(신호)을 준 것이 자산시장과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중국의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원화값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는 방향으로 돌아서지 않으면 원화값이 일시적으로 1400원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이날 일본 엔화는 전 거래일 대비 0.99%, 대만달러와 싱가포르달러도 각각 0.74%, 0.48% 하락했다. 위안화 고시환율도 0.31% 떨어졌다.

같은 날 국내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8% 내린 2426.89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9억원, 5588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이끌었고 개인만 599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도 이날 기관 매도 여파로 779.89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2.81% 급락했다. '파월 쇼크'에 아시아 증시도 속절없이 추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66% 하락한 2만7878.9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한국 시장에서는 채권금리도 오름세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2.8bp(1bp=0.01%포인트) 오른 3.653%, 10년물 금리는 9.9bp 상승한 3.715%를 기록했다.

[김유신 기자 / 오대석 기자 /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