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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조 클럽, 소부장 뜨고 바이오 `우수수`

강민우 기자

입력 : 
2022-08-28 18:08:07
수정 : 
2022-08-29 07: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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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35곳 줄어 244개
합산 시총 357조원 증발

제넥신·프레스티지바이오 등
코로나 신약 개발 특수 사라져

2차전지 피엔티 시총 98% 쑥
대주전자·심텍 등 신규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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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1년 새 '1조 클럽' 상장사 숫자가 크게 줄었다. 유동성 장세와 코로나19 특수로 몸집을 키운 바이오 회사 상당수가 시가총액 1조원 선 밑으로 몸집이 쪼그라들었다. 반면 바뀐 산업 흐름에 부합하는 기업 중에는 하락장에도 시총 1조원대를 돌파한 회사가 여럿 나왔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종가를 기준으로 시총이 1조원을 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총 244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25일(279곳)과 비교해보면 35곳 줄었다. 코스피의 경우 212곳에서 195곳으로 17곳 줄었으며 중소형주가 중심인 코스닥에서는 67곳에서 49곳으로 18곳이 시총 1조원 타이틀을 반납했다. 시총 1조원 이상 상장사들의 합산 시총도 1880조7531억원으로 1년 전인 2238조562억원 대비 16%가량 줄었다. 이들 회사가 증시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에 이른다.

올해 시총 1조원 사수에 실패한 회사들 가운데서는 바이오 회사 숫자가 많았다. 지주사인 SK(주)와 합병으로 상장폐지된 SK머티리얼즈를 제외하면 항암 면역 치료제 회사 제넥신이 1조 클럽 탈락 기업 중 작년 시총 규모가 가장 컸다. 1년 전 2조1183억원이던 제넥신의 시총은 7895억원으로 63% 줄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1조9110억원→6671억원), 바이오니아(1조7320억원→7782억원), 메지온(1조6323억원→4894억원) 등 신약 개발 회사들은 기업가치가 많게는 3분의 1 토막으로 추락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 회사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이 아닌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부여받은 만큼 투자심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코로나19 확산기에 신약 개발 열풍으로 생긴 주가 거품이 빠지는 흐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낙관적 전망으로 비싼 주가를 정당화한 다른 성장주들도 비슷한 처지다. 개인방송 플랫폼업체인 아프리카TV(1조7093억원→9230억원)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5일 기준 10.4배로 1년 전인 19.9배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미용의료기기 회사인 클래시스(1조5629억원→9587억원)도 12개월 선행 PER가 1년 전 27.7배에서 14.7배로 낮아졌다. 높아진 금리로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이전처럼 실적 대비 고평가된 주가는 찾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반면 하락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시총 1조원대에 새롭게 진입한 종목들도 있었다. 밸류체인 내 가치가 부각되며 기업가치가 상승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회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차전지 장비 회사인 피엔티는 시총이 1년 전 6049억원에서 1조1977억원으로 98%가량 늘었다. 2차전지 산업 성장에 힘입어 올해 2분기 피엔티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6% 늘어난 225억원을 기록했다. 2차전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를 만드는 대주전자재료(8685억원→1조3871억원)도 시총이 60% 증가했다. 반도체 기판을 생산하는 대덕전자(9216억원→1조4243억원)와 심텍(9811억원→1조2068억원)도 나란히 시총 1조원대를 달성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서도 지난 1년 새 신규 종목 공급이 대거 이뤄졌다. 이 기간에 시총 1조원을 넘긴 26개 상장사 가운데 8곳(31%)이 새내기주였다. 지난달 증시에 입성한 성일하이텍(1조3386억원)과 HPSP(1조2436억원)도 여기에 포함됐다. 성일하이텍은 2차전지 재활용 사업을 하며, HPSP는 반도체 열처리 장비를 개발한다. 수소 관련주인 일진하이솔루스(1조4133억원)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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